참가후기

지구마을선생님 2기 참가후기
글쓴이 이하원

날짜 14.08.25     조회 841

우연한 계기로 참가하게 된 지구마을 선생님 활동이 어느새 수료식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지난 2달은 평소 쉽게 다루어보지 못했던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하여, 제 또래나 저보다 나이많은 오빠, 언니들, 그리고 강사분들과 함께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특별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핑계로 가장 높은 결석률을 기록할 만큼 활동에 소홀했던 부분도 없잖아 있었고, 놓친 활동들에 대해서는 다른 참가자분들께도, 열심히 수업을 준비해주신 선생냄들께도 매우 죄송했습니다. 나중에 직접 수업을 해보고 선생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한 뒤에는 더욱더요ㅠㅠ 


이렇게 불성실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나눈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구마을 프로그램에 지원할 때에 지원서에 "고등학생이라고 입시에만 얽매여 살지 않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가치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더 넓은 시야로 멋지게 살아가는 학생이 되고 싶다"라고 적었었는데, 지원한 취지에 꼭 들어맞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매 시간마다 간단한 게임 등의 활동으로 시작해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 토의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도 몰랐던 나의 생각을 깨닫게 되고, 생활 속 의식하지 못했던 인권, 평화적 요소들 또한 한층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책상머리에서 공부만 하다가, 누구 하나 틀렸다고 지적하거나 학생이 어딜 나서나며 나무라는 사람 하나 없는 환경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우리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동안 '고등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그냥,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고 미래의 날들을 구성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이 된 것 같아 굉장히 자유로워진 기분이었어요. (프로그램 결석도 많이 했지만) 공부할 시간을 많이 뺏길까 염려되어 신청 전 많은 고민을 했고, 똑같은 고민때문에 참가를 포기한 친구도 주변에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 간의 시간동안 지구마을에서 느끼고 배운 것은 그 시간동안 학교에서 배울 수 있었을 것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해요. 청소년으로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에 대해 한 번쯤 인식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교과서를 통해서는 이룰 수 없는 성장을 했습니다.


직접 수업을 기획하는 것 또한 고되면서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이제까지 항상 학생의 입장으로 살아오다가,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고 텅 빈 수업기획안을 마주하려니 막막한 기분이었습니다. 수없이 들어온 수업이 교실에서 선보여지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ㅋㅋ 그 동안 활동에 비교적 잘 참여하지 못했던 미안함에 수업계획안을 짜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어 모일 때마다 꼭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의를 듣던 시기에, 활동 이후 나누던 토의와는 또 다른 느낌의 아이디어 회의는, 여기저기서 던진 의견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엮이는 신기한 과정이었습니다. 저희 팀은 평화를 주제로 하여 '차별과 평화'라는 대주제 하에 수업을 기획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들이 이렇게 수업을 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은 수업 방식과, 이전에 들은 강의에서 했던 활동들을 조합해서 여러 의견을 내보았습니다. 특히 '차별'에 대한 수업인 만큼 간접적으로라도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과, 활동 속 숨겨진 의미와 교훈을 어떻게 평화와 연결시킬 것인지에 관한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열심히 만든 계획안이 프레젠테이션 때에 많은 비평을 받고, 오리엔테이션 때에도 수업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보고 허탈함도 느끼기는 했지만, 끊임없이 수정에 수정을 거치고,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 프로그램이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프로그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조원 언니, 오빠, 친구들과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 실습으로 두 달간의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내가 선생님이 된다는 설렘 반, 아이들이 정말 의도한 대로 잘 따라 줄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올바르게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으로 아이들을 맞았습니다. 수업은 의외로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같은 조 선생님들께서 밤을 새워 준비해오신 PPT와 발표자료가 정말 "수업"에 사용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다행히도 대다수 친구들이 반응도 좋고, 열성적으로 참여해 주어서 원만하게 수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을 몇 가지 들자면, 발표를 유도하기 위해 상품(초콜릿)을 내걸어야만 했던 점, 내성적인 친구들을 토의에 잘 포함시키지 못한 점, 총 두 번의 수업 중 첫 번째 수업은 경험이 없었던 만큼 활동에 대한 성찰을 깊이있게 나누지 못한 채 끝낸 점 등이었습니다. 또 수업 내용에는 안중도 없이 몸싸움하며 다투는 친구들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고요. 초등학생은 확실히 중, 고등학생 보다 창의력도, 에너지도 넘치는 듯 했습니다. 부모님의 반강제식 권유로 억지로 끌려온듯 한 친구들도 몇몇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만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말이 없던 여자친구들도 연예인 이야기를 꺼내니 안색이 밝아지더라고요^^;; 수업도 좋지만,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소통 가능성을 미리 열어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느낀점을 포스트잇에 써서 받았는데, 별 것 아닌 프로그램이었음에도 너무 정성스럽게 소감을 적어준 친구들 덕분에 하루나마 선생님으로서의 크나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내일이면 어느새 수료식입니다. 두 달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시야와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미지에서 쌓은 추억도, 사귄 사람들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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