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후기

UNGO 진로 여행의 밤(2월) 참가 후기
글쓴이 박준영

날짜 14.03.13     조회 866

UNGO 진로 여행의 밤 참가 후기

 

날이 갠 늦겨울의 저녁, 난 초행길을 어색하게 걷고 있었다. 핸드폰에 띄운 지도를 이리저리 굴려 보았지만 지름길은 쉽사리 눈에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으슥한 골목을 아리송한 마음으로 걷고 있었을 쯤, 산 중으로 ‘유스호스텔’이라는 흰 글자가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혹시 늦을까 하는 염려에 성급히 달려 도착한 미지센터. 따뜻한 교실에 반 쯤 찬 학생들은 각자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료를 마시며 나름의 방법으로 기다림을 삭히고 있었다. 그들 중간에 끼어든 나 역시 가쁜 숨을 고르며 찬찬히 청중들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고민하는 얼굴들. 강연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무언가를 바라기 마련이다. 자신이 강연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내심 정해놓고 온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내용들은 확실히 기억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이곳에서 얻길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UN이나 NGO에 관한 정보? 개발협력에 대한 이해?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온 것인가? 새 공책의 첫 장에 이런 물음들을 난잡히 적어보던 중, 강연이 시작되었다.

 

공책에 융합 가치와 혼합 가치라는 개념을 적은 난 의아한 표정이었다. 보통 분업화 된 사회에서 강조하는 자질은 융합보다는 전문성이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강연은 시작부터 나의 편협한 생각에 균열을 냈다.

돈이란 개념은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누었다. 영리와 비영리. 이 둘은 항상 공존해왔지만 서로 충돌하기 바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진척이 없는 헐뜯기 뒤에 남은 것은 각자의 단점들뿐이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진척이 없는 비영리 단체의 활동. 그에 반해 효율성은 보장되어 있어도 수익이 없는 활동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영리 단체들. 그리고 이런 문제에 대해 21세기가 고안한 해결책은 바로 ‘혼합’이다.

혼합 가치는 원하는 목표를 위해 영리나 비영리 등의 접근을 혼합하여 활용하는 전략을 말한다. 자신이 어느 단체에 속해있건, 영리와 비영리 모두를 이해하고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자질, 국제기구나 정부, 비영리 단체나 기업, 모두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가치이다.

혼합 가치에 관한 이야기가 마무리 된 후, 김정태 멘토님은 또 다른 주제를 꺼내들었다. 바로 개발 협력에 관한 비즈니스, 기술, 디자인적 접근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이 세 가지 방법 모두 필요하다. 이 때 융합 가치가 등장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선 자신의 분야 말고도 다른 관점을 이해하는 눈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모든 부분에 전문성을 가지기는 힘든 법. 그래서 멘토님은 우리에게 팀을 만들 것을 권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대안을 세운다면 훨씬 효율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이 때, 각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는 필수적이다. 또한, 자신의 분야만 내세우거나, 다른 접근 방식에 대해 편견과 오해를 가지는 것은 금물이다. 이것이 바로 혼합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융합 가치이다.

또한, 융합 가치는 단지 기술, 디자인, 비즈니스의 분야의 이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간 중심의 사고가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이의 입장에서, 정말로 그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헤아리는 것. 멘토님은 개발 협력을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을 때, 이에 관해 깜짝 놀라셨다고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바로 나른한 오후의 유흥을 위한 '영화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우리로써는 상상하지도 못한 대답이었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위해서는 단지 탁상공론을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사람들과 대화하라, 이런 멘토님의 당부는 내 마음 속 깊이 와닿았다.

 

약간 생소한 단어였던 혼합 가치와 융합 가치. 이 두 가지의 설명을 모두 듣고 나니, 왜 개발협력에 두 '가치' 가 중요한 지 마침내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을 향한, 인간을 위한 사업인 개발 협력. 하지만 충분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개발 협력은 단지 껍데기만 협력일 뿐이다. 진정한 개발 협력을 위해선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연의 여파였을까, 아니면 한 번 걸은 길이 눈에 익었던 것일까. 늦은 시각까지 불빛을 비추는 카페와, 삼삼오오 무리지어 귀가하는 사람들과, 추운 날도 늠름하게 서있는 군인과, 항상 환히 빛나는 소방서로 가득 찬, 돌아가는 길은 올 때의 길보다 훨씬 넓었다. 어쩌면 쉽사리 잊지 못할 이 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껌을 씹고 싶은 사람은 거리를 걸을 때 편의점 밖에 보지 못하는 법이다. 여러분들은 편의점만 보지 않고 더 넓은 것을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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