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프로젝트 지원 동기>

 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은 여학생이라 색다른 것이 있다면 뭐든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먹곤 한다. 사실 나는 어머니가 직장 생활을 하느라 너무 힘든 나머지 조산을 하셔서 팔삭둥이로 태어나 어릴 때는 아주 약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소원은 오로지 내가 건강하게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 노는 것이었다고 하신다. 어쨌거나 그 덕분에 나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뭐든지 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 더구나 아버지가 영국에 주재원으로 나가셔서 자연을 친구처럼 지내다 보니 매일 수영을 두 시간씩 할 수 있는 체력까지 기르게 되어 동네 주니어 수영선수로도 활동하기까지 했다.

나는 또한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만큼 무엇이든 시작하면 끈질기게 지속하는 강점이 있다. 여러 가지 교외 활동을 하면서 많은 체험 확인서는 물론이고 봉사 시간도 친구들 중에서는 아주 많다는 게 나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번에 미지센터에서 여는 별별 캠프는 지금까지 내가 체험했던 활동과는 다른, 아주 특이한 프로그램으로 여겨져 나의 호기심을 특히 자극했다. 더구나 중학생 대상이라 이번 기회가 아니고서는 다시 참여할 수 없을 것 같아 꼭 선발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나는 10년이 넘게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해온 때문에 청음이 아주 발달한 편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소리를 재미있게 다룬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내 귀에 더 쏙 들어온 것 같다.

<참가 전 프로젝트에 기대했던 점과 참여 후의 실제 느낌>

 소리와 빛에 대해 배운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도전을 안 해볼 수 없었다. 지금까지 무엇에 참가하면 지식을 쌓고 원래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한 보충 설명뿐이었지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것에 접해본 적이 없어서 기대가 높았다. 소리와 빛을 종이나 공간에 표현하는 것에 대해 배울 것인가, 미술과 관련되어서 무엇을 그릴 것인가, 창의성과 관련되어 작품을 창작할 것인가 등 나 스스로 우리가 하게 될 활동에 대해 추측해보기도 했다. 이 활동에 참가하여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하기도 했고 이것을 함으로서 내가 주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나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 가능성도 보여 신청했다. 첫 번째 날에는 앞으로 할 활동이 너무 힘들어 보였다. 안 그래도 바쁜 내 생활 속에서 내가 어떻게 주변을 살펴보고 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지각하면 벌점을 받고 매일 출석과 과제를 완성하지 못하면 벌점을 받는다는 사실에 조금 겁먹기도 했지만 그것은 잠시였다.

참여하면서 내가 얼마나 주변 소리와 사물에 관심이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그런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다가 자주 만져보지 못한 사진기나 녹음기로 내 작품을 만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나름대로 열심히 참여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를 풀어나갈 또 하나의 방법을 찾아내게 해준 활동이었다. 끝난 것이 오히려 더 아쉽다.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이 배운 점이나 얻은 점>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영국에서 돌아온 후에 한국 생활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맨날 밖에서 많은 체험도 하고 내가 제일 즐기던 스포츠 활동까지 할 수 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한국 사람들은 공부 말고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내가 새장 속에 갇혀 사는 기분도 들었고 공부를 잘해야만 성공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말에 세뇌 당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조금 다르지만 흥미로운 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별별 프로젝트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소리나 빛은 우리 주변의 단순한 것들로만 인식해왔고 그냥 있으면 편한 그런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리와 빛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우리는 소리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가 있어야 주변 사물이나 상황을 더 정확하고 현실감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소리가 없어서는 많은 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쌍한 마음마저 들었다. 빛이 없어서도 절대로 살 수 없을 것 같다. 사물을 볼 수 없다면 움직이는 것 또한 불편할 테고 너무 답답할 것 같다. 소리와 빛이 있는 세상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그것을 듣고 볼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면서 이런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기관을 소중히 다루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 평가 및 만족도>

 기대 이상의 결과에 나는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그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주변에 대해 새로 알아보고 인식할 수 있었고, 주변의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관심 없었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수 있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소리와 사진 작업을 하는 기회도 가졌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아쉽지만 이런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사실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혼자서 사진일기를 만들어보고 싶고 주변의 아름다움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살고 싶다. 이렇게 별별 프로젝트는 대 만족스러웠다.

<더 나은 프로젝트를 위한 제안 및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아이들이 4시간의 긴 시간 동안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수업만 듣고 다른 아이들의 작품을 발표하는 것을 보는 것을 조금 지루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밖에서 하는 체험활동을 조금만 더 늘리고 아이들의 발표 시간을 조금 제한하고 충분한 준비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또, 가족 구성원 모두와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날을 긴 시간 동안 밖에 있어야 한다는 것도 불편했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 프로젝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모두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