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연구 발표 [Youth and SD, Cities and Climate Change]

Asian Citizens Assembly(아시아 시민 회의) 2010 연계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프로젝트 참가자

조 아 라 (서울연천초등학교 교사)

 수요일 오후. 시계바늘이 4시에 가까워질수록 다름방의 의자가 빠르게 채워져 나갔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위해 모인 참가자들과 참관자들. 그들을 둘러보며 표정을 살폈다. ESD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얼굴에서는 긴장과 피로를 읽을 수 있었다. 바로 전날 다함께 모여 1박 2일의 합숙을 하며 혼신을 다해 프로젝트 준비를 했기 때문이리라. 한편, 참관자들의 얼굴에서는 호기심어린 표정을 찾아냈다. 그들은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어떤 발표가 시작이 될지. 그리고 기대하는 듯 보였다. 여기에서 어떤 것들을 얻어갈 수 있을지.

  나도 한껏 부푼 맘으로, 하지만 같은 참가자로서 약간은 긴장된 맘으로 발표를 기다렸다. 오늘은 인도에 가서 하게 될 다섯 가지의 주제발표 중 두 가지(Youth and Sustainable development, Cities and Climate change)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최종 발표 전에 앞서 발표를 해봄으로써 사전에 점검하고 서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모든 발표자들은 영어로 작성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주며 우리말로 발표를 진행했다.

 첫 번째 주제(청소년과 지속가능발전)는 임지선, 이승아 참가자가 나누어 발표를 맡았다. 서두에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개념정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후 지속가능발전과 환경, 경제, 사회 및 문화의 관련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선이는 발표에서 생물에게 생물다양성이 중요하듯 인간에게 문화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협약을 이야기하면서 문화다양성을 위한 청소년들의 활동 사례를 몇 가지 소개했다.

 호주의 국제청소년전문가기금인 IYPF와 서울의 미지센터, 일본의 ACCU단체가 바로 그 사례였다. 같은 팀원으로서 이외의 많은 청소년단체를 조사해 보았지만 대부분이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설립한 단체라기보다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 의해 설립된 단체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물론 그러한 단체들이 청소년의 문화다양성이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관심과 노력에 날개를 달아주기는 하지만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단체 설립과 참여가 더 열정적인 청소년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앞으로는 지속가능사회를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청소년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 승아 언니의 발표가 시작되었다.

  승아 언니는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나름의 관점에 따라 그린이코노미를(Green economy) 네 가지 분야로 나누고 이를 위한 청소년의 역할사례를 조명해보았다. 그린이코노미에는 지속가능한 소비 및 제조, 그린잡(Green job), 친환경 기술, 청소년커뮤니티가 포함되어있었다. 승아언니는 지속가능한 소비(첫 번째 분야)를 위한 마인드 변화를 추구하는 국제청소년 에코리더쉽캠프(한국)사례를 들었다. 또, 두 번째 분야인 그린잡은 청년실업문제와 결부시켜 그린잡이 청년실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청년실업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니 진정한 일석이조의 대안이 아닐까 싶었다. 그 사례로 나이로비와 방글라데시의 그린잡 인재육성을 들었는데 이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그린잡과 관련된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개도국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다니 ‘그들도 지속가능한발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구나’하고 새삼 느꼈다.

  그린이코노미의 세 번째 분야는 친환경기술분야였다. 이는 에너지, 화학, 나노테크놀로지, 건축에 걸쳐 친환경기술을 실현하는 것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커뮤니티를 언급되었다. 청소년커뮤니티의 발전으로 지속가능한경제의 실현이 더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승아 언니가 조사한 세계의 커뮤니티 사례는 대략 세 가지 정도였다. 브로큰하겐(결렬된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에 반하여 그린잡 창출 필요성과 탄소배출량 감소목표 등을 알리기 위해 청소년 스스로 목소리를 냈던 FoEE(동유럽 청소년커뮤니티)와 FoEE 내의 자생적 커뮤니티인 Bund Jugend(독일). 그리고 ‘Say NO to plastic carry bags campain’ 등의 활동을 했던 동아시아 국가(파키스탄? 스리랑카?인도?몰디브?부탄 등) 청소년들의 커뮤니티가 그 사례였다. 승아 언니는 이 사례를 끝으로 그린이코노미에 대한 발표를 마무리 지었다. 프리젠테이션의 마지막 슬라이드가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A Green Economy Makes Cents.” 그린이코노미. 환경도 경제도 살리는 그것은 진정한 상생의 가르침을 줄만한 중요한 개념임에 틀림없다.

  첫 번째 주제발표의 마지막 슬라이드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두 번 째 발표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주제는 ‘도시와 기후변화’로 조은진, 차효림, 최지연, 유선화 참가자가 차례로 발표를 맡았다. 은진이가 먼저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모인 40개 도시의 커뮤니티인 C40에 대해 소개하며 아시아 주요 국가의 환경문제를 다뤘다. 공통적으로 도시의 평균기온이 증가했음을 알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대기오염이 심화되었으며 베트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환경문제는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심화된 상태임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들어 환경적 재앙이 많이 찾아온 것도 그동안 축적되었던 환경문제들의 결과라 생각된다. 인간들이 뿌린 문제가 결국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마치 부메랑처럼.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은, 인간들이 밀집해 사는 도시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효림이와 지연이가 그러한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용차요일제’와 ‘탄소 마일리지 제도’(창원)를 통해 탄소배출량 절감 노력을 하고 있었고 호주에서는 친환경 건축과 쓰레기 재활용 등의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환경에 이바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가솔린 대신 디젤이나 CNG 등을 대중교통의 원료로 이용함으로써 탄소배출량 절감을 꾀했다. 최근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늘어난 베트남의 하노이 또한 도시 가로등의 동력을 태양열과 풍력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많은 양의 탄소배출을 사전에 절감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이런 다양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에는 많은 장애요소가 존재했다. 이러한 장애요소들과 나름의 극복방법에 대해서는 선화의 발표에서 알 수 있었다.

  친환경 도시 건설보다는 경제발전에 초점이 맞추어진 도시개발과 도시의 높은 인구 수 등이 아시아 공통적인 장애요소라 하였고 서울의 경우 보여주기 식의 표면적인 친환경 도시 정책과 하향식의 정책수립에 의한 시민참여부족,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수시로 변하는 정책(일관성 없는 정책)이 장애요소로 작용한다고 했다. 나아가, 탄소배출권 거래 프로그램을 통일하고 단기적인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며 시민들을 위한 친환경 서울을 만들자는 등 나름의 시각에서 제안한 장애요소 극복방안을 들을 수 있었다.

  프로젝터 스크린이 올라가고 다름방의 불이 켜지자 상기되어 있는 발표자들의 얼굴이 보였다. 어떤 코멘트가 따라올지 궁금해서일까. 마침, 팀장님께서 우리에게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것들과 보완했으면 하는 점들에 대해 아낌없이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첫 번째 발표와 관련해서는 의외로 개도국에서 ESD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과 그 이유를 생각해볼 것을 말씀하셨고 나아가 청소년커뮤니티와 관련하여 청소년의 자발적 단체 및 행동사례를 조사하고 우리 나름의 시각에서 새로운 제안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또, 두 번째 발표에 대해서는 도시와 기후변화의 논의관계를 언급하고 각 나라의 사례에서 특화된 사례를 한 가지 정도 깊게 다루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나아가, 의외로 서울이라는 도시가 기후변화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서울의 장점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말씀하셨다.

  참가자들은 도움이 될 코멘트들을 정리하며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오늘의 주제발표를 어떻게 수정 및 보완할지를 생각해보았다. 참관자들 또한 참가자들의 주제발표와 팀장님의 코멘트를 들으며 각자가 알고 있었던 주제 관련 정보들이나 자신의 생각과 오늘의 발표 내용을 비교해보며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한 청소년의 역할과 세계 각 도시의 노력에 대해 좀 더 숙고해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회의록을 정리하며>

이번 주제를 발표하기 전에 우리 참가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느꼈었다. 10명이나 되는 참가자들이 조사한 자료를 모두 모아 분류하고 또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맡은 부분을 다듬어 다시 취합하는 과정이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또, 내용면에서는 ‘청소년과 지속가능한발전’이라는 주제가 어렵게 다가와서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고 청소년의 자발적 역할사례나 각 국가의 기후변화대응 사례 등을 정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으나마 결과물을 내어서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참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록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고 다시 수정해야 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동시에 우리가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기에, 우리는 더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최종발표 때에는 좀 더 ‘우리化’된, 우리의 의견이나 제안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프리젠테이션으로 거듭나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