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이름표. 친구들의 이름과 얼굴을 보다 빨리

기억하기 위한 우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나의 첫 외국인 친구들은 바로 학교 내에서 내가 한국어 도우미가 되어 친해지거나 거꾸로 내가 타국에 갔을 때 도움을 받았던 친구들이다. 그들과 여전히 메일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간단한 대화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내 또래나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거나 하는 다른 국가의 친구들과 진정한 교류를 해 본 경험은 없었다. 그리고 항상 그러한 날들을 꿈꿔왔었다. 어느 날, 단 하루 만에, 한국, 중국, 일본, 스위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체코, 스웨덴, 네팔, 미얀마, 미국 그리고 방콕 스태프들과 참가자들까지 총 13개국 18개 도시에서 온 80여명의 친구들이 바로 이 한곳에 모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나와 같은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었고, 여행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타 문화 체험 및 국제 교류에 큰 관심과 열정을 갖고 뛰어드는 멋진 친구들이었다. 그러니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은가! 비슷한 점이 많으면서도 각각의 환경에서 매우 다르게 살아가는 친구들과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통점을 찾고,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들 속에서 난 매 순간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을 느꼈다. 시야는 꼭 외국에 많이 나가봐야 만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다양한 또래 친구들과 수많은 대화를 오고 가는 과정 속에서 간접경험을 통해 더 깊이 있게 좁은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 핸드폰 바탕 화면에 써 넣은 "global mind"라는 문구를 항상 되새기곤 했던 나의 주문이 정말 통한 것일까? 마법은 앞으로 쭉 계속 된다. 

                            ▲ Ice Breaking시간을 통해 소개 및 게임 등을 하며 첫 만남의 어색함을 날리자!

사실 ‘교류’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호텔 룸 또한 서로 다른 국가의 친구들 2명씩 배정을 받는다. 내 룸메이트는 방콕 스태프인 Wann 이란 친구였는데, 그녀는 항상 다음 프로그램을 준비, 점검하는 끊임없는 미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나를 챙겨주고 도와주곤 했다.

공유하는 작업은 그 무엇보다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었다. Brand Image, Environment, Learning Innovation, Quality of Life, Modern Dance, Sport & Game!전부다 욕심나는 알찬 주제들이긴 하지만 방콕에 오기 전 미지센터에서 준비를 해왔을 때부터 난 내 전공과 연관된 ‘Sustainable Tourism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방콕에 오면서 Brand Image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을 알기 전부터 태국 방콕은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서 나에게 방문 욕구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도시였기에 이 주제는 더할 나위 없이 나에게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는 4명 인천멤버들과 함께 KOREA팀으로 공연을 준비했었다. 나를 포함한 4명의 멤버들이 경쾌하고 우렁찬 음악에 맞추어 태권도 기본동작을 선보인 후 장구를 잘 치는 멤버 한 명이 그 뒤를 이었고, 마지막으로 대부분이 익히 알고 있는 원더걸스의 ‘Nobody’를 테이블에 앉아있던 친구들을 무대로 끌고 나와 다 함께 춤을 추는 시간으로 공연을 마무리를 했다.

공연 전 에피소드 또한 있었다. 사실 며칠 전, 공원에서 진행된 Street Dance 무대에서 우리가 가장 자신 있었던 대중가요 댄스를 보였었다. 너무 그 연습에 몰두했던 나머지 태권도를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그 때, 우리를 구제해준 한 명의 친구가 있었다. 바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온 Anis. 그는 놀랍게도 인도네시아 전통무예뿐만 아니라 태권도를 정식으로 배운 경험이 있었다. 아무래도 여자들이기에 태권도를 처음 접해보는 우리를 위해 성심 성의껏 동작 지도를 해주고 무대 위에서 직접 보조 출연자로 등장하여 여러 가지 태권도 동작을 이용한 코믹상황 연출까지 우리와 함께 해주었다. 어찌나 고맙고, 감동이던지...나의 태권도 선생님 Anis♥ 고마워!

? 잊지 못할, 해보지 못한 진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 타이 전통 춤 동작 배우기                ▲ 타이 전통 악기 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