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의명: 세계청소년 기후회의(World Youth Climate Conferences)
• 회의장소: 멕시코, 나야리트주
• 회의기간: 2010. 6. 13-16

WYCC 참가자 박동희

 학부 마지막 학기 중에 ‘국제안보론’이라는 수업을 통해 인류의 건강안보에 지구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다. ‘기후변화’라는 지구화의 결과물이 특히 후진국에 말라리아, 콜레라, 황열 등과 같은 병을 일으키고 그것이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나에게 있어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이었다. 그러던 중 마침 멕시코에서 WYCC(World Youth Climate change Conference)가 열린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그 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 활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자신 스스로에게 도전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기도 했다. 이제껏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텍스트로 알고만 있었던 부분들을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싶었고, 지금껏 공부한 것들을 제대로 고민해보고 싶었다. 21시간이라는 비행기 안에서의 긴 여정을 마치고 2010년 6월 12일 토요일, 멕시코 Puerto Vallarta에 도착했다. 멕시코에서 나를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무덥고 습한 날씨였고, 두 번째는 각국에서 WYCC를 참여하기 위해 온 친구들이었다.  

14일, 환영식이 있었던 날, Nayarit 주지사를 비롯하여 회의를 주최하는 MILSET 회장, Nayarit 원주민, 기후변화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연구원 등이 오프닝 연설을 하면서 컨퍼런스가 시작되었다.  회의에는 500명 가량의 멕시코 학생들과 한국, 덴마크, 미국, 나미비아, 과테말라,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페루 등에서 온 약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회의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은 10분 동안 각자가 준비한 기후변화와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해야 했고, 발표된 내용을 바탕으로 Use of Clean Energies, Solid Waste, Natural Resources, Health, Ecosystems and Biodiversity, Urban Areas, Coastal Zones, Food 의 8가지 세부영역을 나누어 각각에 해당하는 결의안을 작성하기 위해 토론을 해야 했다.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기후변화’라는 하나의 국제적 이슈를 가지고 서로 고민하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 자체가 나에게 동기부여의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지구환경이 변화되고, 심지어 인류의 삶까지도 변화를 겪고 있다. 그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이라면 좋을텐데, 그 곳에서 회의 참가자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안타깝게도 ‘인간이 그동안 추구해온 ‘발전’이라는 것을 위해 만들었던 결과물이 빚어낸’ 오염, 상실, 위협과 같은 것들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점은 회의 참가자들이 “인류가 함께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 그리고 가치”에 대해 회의적이지 않고 충분히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해 훼손된 인류의 삶과 자연은 충분히 우리의 손으로 보존될 수 있고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그 곳에서 나는 ‘기후변화와 건강’이라는 주제로 15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기후변화가 특히 개도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건강안보에까지 위협적이며 아주 작은 조치와 노력으로 인해 기후변화로 인해 질병 확산이 더욱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후에 음식과 건강 분야 조에 편성되어 근본적으로 이 분야에 심각한 위협을 일으키는 기후변화를 어떻게 막을지, 정부나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토론하고 결의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조원들과 의견조율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 시간 또한 나에게 참 많은 것들을 안겨주는 시간이었다. 남의 의견에 경청하고,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배움이었다. 그리고 회의가 진행되는 3박 4일의 저녁행사로 국제문화의 밤과 멕시코 문화의 밤 행사가 있었다. 이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나와 다른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새로운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만날 수 있어서 참 즐거웠다.

WYCC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서로가 품고 있는 기후변화에 관한 생각들을 나눌 때마다, 그리고 자신들의 꿈과 열정에 대해, 함께 참가하고 있는 회의에 대해서, 자신들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나는 그 자체가 나에게 많은 동기와 도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언가가 우리를 하나로 엮고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다. 세계 반대편에 살고 있는 누군가와 하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엮어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누군가가 서로를 친구로 엮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마음이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나는 WYCC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지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친구라는 마음 따뜻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참 많은 것들을 얻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