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지난 5월 26일 미지 센터에서 열렸던 국제활동 설명회를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들었던 내용은 ‘과학기술을 통한 국제 교류‘ 가 주제였는데, 유영석이라는 분이 강의를 하셨습니다. 제 예전 장래희망이 CEO였었기 때문이었는지, 더 집중해서 듣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것 은 마지막에 제가 질문했던 내용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중 2인데, 제가 원하는 장래희망에 대해서 부모님의 반대가 꽤 심했던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드리게 된 질문이 ‘중학교 생활에서 후회하는 점은 없는지’ 그리고, ‘중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공부만하고 다른 것을 돌아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정말 듣고 싶었던 답변은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것이었는데, 지금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제가 갖고 싶은 직업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정한 느낌도 받았고, 또 부모님도 상당히 반대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받았던 답변 내용은 제가 장래희망에 대해 상당히 깊이 생각해보게 해 주었습니다.

‘목표를 한가지로만 정하지 말고, 유연성을 가지고, 여러 가지를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도록 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도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지만,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목표였던 만화가에서, 일러티스트, 소설가, 애니메이터 정도를 더 해봐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듣고 나니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중학생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은 가능성이 무한한데, 한 가지 목표선상에만 초점을 맞춰서, 내가 알고 좋아하는 한가지에만 매달리고 다른 것은 보지 않는다는 것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때 이 말과 같이 들었던 말씀이 악기 같은 것을 하나쯤은 배워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4년째 다니고 있던 기타학원을 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사실, 시험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잠시 쉰다고는 하지만, 제 적성에도 맞지 않는 것 같았고, 이렇게 바쁜데 계속 다녀야할까.....라고 자문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주 그만 둬 버릴까도 진지하게 고민했고요. 그때 그런 답변을 듣고 나니, 갑자기 생각이 확 바뀌었다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이제 다시 학원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여지까지 배워온 것이 아깝기도 하고, 저기 앞에서 강연을 하는 사람은, 이렇게 약한 의지로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3학년때 부터 배워온 악긴데, 중간에 한 달 쉬고-, 일 년 쉬고, 육 개월 쉬고 하니 실력도 늘지 않았고, 오히려 선생님께 짜증을 부리며 진도도 않나가니, 오히려 더욱 의지만 약해져갔던 것 같습니다. 내 앞에서 강연하는 사람은, 나처럼 ‘무언가를 쉽게 결정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아닐 것 이다’, 라는 생각과 ‘나도 저 사람처럼 한 분야에서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조금은 더 진지하고 깊게 미래 제 직업에대해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장래희망은 만화가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아직도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으시고 법이나 의학쪽 일을 하기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예전의 장래희망이 단순히 좋아하기 때문에, 만화가 좋아서, 그리고 힘들고 돈을 못 벌면, 그냥 바로 회사로 들어가서 취직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결정된 것이라면, 지금은 제 기준으로는 조금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는 직업에 대한 설계는 조금 더 구체적이랄까요.

바로 작가 활동을 시작해서 골방에 박혀 살기 보다는, 대학 진학 후, 적당한 회사에 취직해서 일러티스트로 경험을 쌓다가 후에 최고 목표선상인 만화가에 도달하는 구조로, 더 구체적인 사고로 제 미래를 구상해 보았습니다. ‘수입이 적으면‘ 인 가정법이 아니라 ’수입이 적을 리 없는‘ 앞으로의 삶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강연으로 -내가 어떤 분야에 종사하게 되던간에, 그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어주겠다-라는 생각을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직업에 대한 구상도 훨씬 체계적으로 바뀌었음은 물론입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생긴다면, 이런 강연을 한번 쯤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