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 지원했을 때에는 국제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있거니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등의 의의를 두었지만 금년에는 그런 것들을 떠나 순수하게 판게아 프로젝트가 좋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에도 참가 하는 이유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판게아 프로젝트에서의 역할은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퍼실리테이터이니까요. 구분해서 말하자면 저는 GF(Group Facilitator)인데, 매 활동마다 한 그룹을 다른 한명의 F(Facilitator)와 함께 맡아서 그 그룹의 아이들이 그날의 프로그램을 원활히 참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건 프로그램상의 일이고, 프로그램 전, 후에는 다른 F와 함께 그날 했던 책상, 의자 등을 치웠고, 초기에는 스캔도 인턴 선생님과 같이 했지만 요즘은 TF(Technical Facilitator)들이 계셔서 하지 않았씁니다.

 

 

 

  솔직히 판게아는 할 때마다 즐겁습니다. 날이 갈수록 나만 만족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아이들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을 제가 즐기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만족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판게아는 사실 역사가 그렇게 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 계속되는 피드백을 통해 계속 변모해 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피드백에서 이렇다 할 것이 나오지 않으면 발전해 나가는 것은 사령탑 몇몇의 일일 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현실에서 정작 의외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드백 때에 저도 그렇게 말을 많이 한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피드백의 분위기는 꽤나 가라앉아 있다고 생각해, 좀 더 자유로운 대화가 이루어 졌으면 합니다.
  언어를 뛰어넘기 위해서 그림을 많이 그린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많이 지쳐하고 지겨워하는 걸 종종 봅니다. 그럴 때마다 F 들은 그저 ‘왜 그려야 하는지’, ‘무엇을 그릴지’ 등의 지엽적인 도움만 준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판게아넷을 종종 미니홈피에 비유하곤 하는데 미니홈피와의 차이점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미니홈피는 거의가 만들어진 스킨을 적용하면 되지만 판게아넷은 자신이 그 메인화면, 배경, 초대장, 포트폴리오 커버까지 다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들을 만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판게아 활동 상반기를 거의다 차지합니다. 게다가 제가 보는 바는, 상반기를 거의 투자해 정성들여 만든 자신의 판게아넷을 실제로 사용하는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후반기에는 비스킷 애니메이션 등의 매력적인 것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빼놓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편지가 오가는 빈도수도 기대한 것보다 낮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스킷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비스킷은 아이들의 판게아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는 데에 효과적인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판게아넷을 사용하지 않거나 등한시하거나 기타 여러 이유로, 마지막 활동날까지 그 활용 방법을 모르기까지 하였습니다. 제 결론은, 상반기 때에 판게아넷 준비를 좀 축소화 시켜서 상반기 때 판게아넷을 2~3차례 사용하고, 후반기때에는 지금처럼 다른 활동을 주로 하고 판게아넷은 부로 하는 게 어떤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판게아넷을 주로 활동에 넣는 날에는 다른 기관이나 나라와 날짜 및 시간을 조금이나마 맞추어 한달에 한 번의 만남이라도 쪽지를 풍성하게 나누었으면 합니다.

 

 

 

  얻은점은 매우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점은 사람은 누구나 노력하면 바뀐다는 점가, 천성적으로 착하다는 점 정도일까요. 너무 윤리적으로 파고드는 것 같지만 제가 판게아에서 느낀 점 하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것입니다.

 

 

 

퍼실리테이터의 인원을 좀 줄였으면 합니다. 물론 F가 많으면 무지 재밌습니다. 금년 너무 즐겁게 보냈습니다만 F가 많으면 우리끼리 대화하는 게 늘어서 묘한 장벽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줄이시진 마시고 1~2명만 줄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