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고등학교 1학년 전희원-

*쿠바로 가는 길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세계 곳곳의 오지를 여행해온 나는 자연스레 타문화나 민속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타문화를 체험하는 일은 항상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초등학교 시절, 인도를 두 달간 배낭여행 한 것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4년간의 세월을 인도에서 어머니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그때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던 가난한 꼬마 아이들과 학교에 가는 대신 하루 종일 구걸을 하는 내 또래 아이들을 보면서 훗날 유니세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유니세프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점차 국제회의에 대한 호기심도 커져갔다. 어린 나이 때부터 여러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어느 날 미지센터 홈페이지에서 “국제회의 청소년 파견사업” 공고문을 보게 되었다.
   공고문을 읽자마자 나는 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번 국제회의 청소년 파견 사업에 선발된 학생이 <제 39차 CIOFF 세계총회> 에서 한국 청소년 대표 자격으로 참가하게 된다는 말은 국제회의 현장을 생생하게 직접 경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평소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나 민속에 관심 있는 내게 이번 국제회의는 두말 할 나위 없이 유익한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성심성의껏 지원동기를 작성했고 또 민속 축제를 국내외에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에세이를 영문으로 작성하여 1차 서류로 제출하였다. 서류 심사 통과 후 면접에서는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는 인터뷰를 보았는데 사실 그 때에는 국제민속축전협의회라는 CIOFF 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서 많이 긴장했었다. 하지만 난 인터뷰 내내 꼭 이번 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했고 사전교육부터 시작해서 돌아와서 까지 성실하게 활동하겠다는 바를 밝혔다. 그리고 몇일 후, 매우 감사하게도 나는 한국의 청소년 대표로서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합격전화를 받았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나와 다른 두 참가자였던 예리언니와 유진언니는 제 39차 CIOFF 세계총회가 열리는 쿠바로 떠나기 전까지 여러 차례의 사전교육과 정기적인 연락을 통해 총회에 참가할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사전교육을 통해 CIOFF 라는 국제민속축전협의회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었고 2012년 안성에서 열리는 Folkloriada (포클로리아다) 라는 민속올림픽게임이라고도 불리는 국제민속축전의 기획 및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인 CIOFF 는 음악과 무용 등 민속예술을 통한 세계 여러 전통 문화와 전통 예술의 교류, 보급과 국제 민속 축제의 진흥을 위하여 1970년 프랑스에서 설립되었다. 각 민속 축제들을 조직화하고 조정하는 일을 위하여 설립된 CIOFF 는 UNESCO 기관과 공식 자문 협력 관계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맺고 있는 국제 문화 NGO 이다. CIOFF 는 매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현재 회원국은 6대주에 걸쳐 정 회원국, 협력 회원국, 연락 회원국을 포함하여 총 89개국이다.
   또 민속올림픽게임이라고도 불리는 World Folkloriada 는 CIOFF 가 매 4년 마다 개최하는 국제민속축전이다. 전 세계의 전통유산을 한 장소에서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전통문화의 보존과 보급이라는 CIOFF 및 UNESCO 의 기본이념을 발전시키고 전 세계의 우호증진과 평화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2012년에는 안성에서 Folkloriada 축제가 개최되어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하고 인류의 화합과 평화에 기여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또 우리는 청소년 회의에서 공개할 우리나라의 민속 문화나 축제 인지도에 대한 현황을 보여줄 UCC 를 제작하기 위해 여러 번의 만남과 연락을 하면서 미리 어떤 내용으로 UCC를 제작 하고 편집할 것인지 의논 하였다. 내가 다니는 수리 고등학교에서 나와 나의 친구들이 우리나라의 전통놀이인 공기놀이, 제기차기, 큰 줄넘기, 땅따먹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함께 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이 흔히 하는 온라인 게임과는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전통놀이를 더 즐기고 자주 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인터뷰도 하였다. 쿠바로 떠나는 날이 하루하루 더 가까워질수록 나는 점점 더 두꺼워지는 사전 교육 자료들을 공부하느라 쉴 틈 없이 바빴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면서 내가 이번 CIOFF 세계총회를 참가하기 전에 CIOFF NGO단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서 피곤함과 힘든 것도 모른 채 준비하는 기간 내내 1분 1초를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즐겼던 것 같다.

*CIOFF 세계 총회 in CUBA!
   약 한 달 반 동안의 사전 준비 기간이 끝나고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쿠바로 출발하였다. 한국에서 뉴욕, 뉴욕에서 멕시코시티, 멕시코시티에서 칸쿤, 마침내 칸쿤에서 쿠바의 수도 “하바나” 도착!! 한국에서 쿠바까지의 거리가 지구 반 바퀴 정도인 셈이니 정말 길고도 긴 여정 이였다. 14시간의 긴 시차 차이와 23시간의 오랜 비행시간 그리고 중간 중간 공항에서 경유하면서 기본으로 5,6시간은 족히 기다려야했다. 정말 쿠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 이였다. 우리는 상당히 초췌하고 지친 모습으로 쿠바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쿠바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부터 드디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CIOFF 회의가 시작되었다.
   첫날은 청소년 회의가 진행되었다. 나보다는 물론 나이가 많았지만 청소년 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의 나이는 대부분 20살, 21살로 대학생들이 많았다. 청소년 회의 내에서도 의장, 부의장, 서기 등 각자 자신의 임무를 책임지고 있었으며 모두들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완수하려고 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국제회의에서 아젠다(Agenda)라고도 불러지는 그날의 회의 목차를 받았는데 두 장 모두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단 한 번의 짧은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회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의 주된 내용은 각 나라의 전통놀이를 그 나라에서 어떻게 이어 갈 것이며 또한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홍보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CIOFF 청소년 대표들은 이 목표를 가지고 매년 회의를 가지며 정기적으로 인터넷 화상모임도 가지고 또한 나라별로 편지도 주고받고 있다. 이 날의 주요 회의 안건은 이들이 처음 발간한 잡지책이었다. 각 나라의 멤버들이 각자 나라의 전통게임을 소개하여 영어, 스페인어, 불어로 실은 글이었다. 이들은 처음 발간한 이 잡지책을 두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시키고 더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우리나라도 쿠바 친구들과 앞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각자 나라의 전통놀이에 대해 계속해서 정보를 나누기로 하였다.
   둘째 날, 우리는 각자 분과회의에 들어갔다. 내가 들어간 회의는 Folkloriada 부서였는데 나는 CIOFF 한국 사무국 국장님이신 김남용 국장님과 함께 들어갔다. 나는 쿠바로 오기 전에 2012년 안성에서 개최되는 Folkloriada 축제에 대해 PPT 발표 연습을 했었다. 한국에서 PPT 발표를 했을 때, 담당 선생님이신 김소미 선생님께서 해주신 피드백을 바탕으로 혼자서 여러 번 다시 연습을 했었는데 연습을 반복해서 그런지 현장에서 실수 없이 매끄럽게 잘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분과회의에서 내가 한국 청소년대표로  2012년 Folkloriada 에 대해 발표하는 것은 매우 떨리고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정말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었다. 이 Folkloriada 부서에서의 주요 안건은 다가오는 2012년 안성 Folkloriada 와 관련하여 변경된 축제 기간과 축제 초대 계획 및 기획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 이였다. 또 우리 측에서 안성 Folkloriada 축제에 몇 나라에서 몇 명이 참석 가능한지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축제 조직위원회와 지역 대표간의 양해각서를 작성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측에서 안성 Folkloriada 축제에 대한 자료나 DVD, 리플렛 등을 제작해서 각 국가에 보내면, 그 국가 측에서 알아서 사람들에게 배포한다면 간단하면서도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분과회의에 참가하고 나서 CIOFF 멤버들이 이런 식으로 체계적으로 기획을 하고 꼼꼼하게 계획안을 제작하면서 정기적으로 다양한 민속 축제들을 여러 나라에서 개최하고 각 나라의 공연가의 교류를 통해 축제를 더 활성화 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축제에서도 이 멤버들은 우리나라에 많은 공연단을 보내 줄 것이며 CIOFF 멤버들 모두가 2012년 안성 Folkloriada 축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였다.
   셋째 날은 다른 CIOFF 멤버들과 올드 하바나 거리에서 쿠바 전통 공연을 관람하고 두 군데의 공연장에서 어린이 공연을 관람하였다. 쿠바 공연의 수준은 매우 높게 느껴졌으며, 저 멀리 아시아 땅에서 온 우리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 이였다. 쿠바 전통 공연을 보면서 공연단들이 결코 돈을 벌기 위해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동시에 이 일을 즐기기 때문에 공연 하는 내내 한 순간도 미소를 잃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다.
   넷째 날, 우리는 지역 분과회의에 참석하였다. 우리는 아시아-오세아니아 분과회의에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태국, 대만, 타이티, 뉴질랜드, 일본, 터키, 중국, 뉴칼레도니아 등의 나라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측에서는 CIOFF 한국지사 대표님들 두 분과 2012년 Folkloriada를 주최하는 안성시에서 오신 안성 시장님과 부시장님, 그리고 우리 청소년 대표인 언니들과 내가 참석하였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분과회에서 위원장은 태국 분이셨는데 이분은 CIOFF 단체의 최고 임원이시기도 했다. 이곳에서 내년 2010년 봄에 안성에서 열릴 분과회의의 정확한 일정 날짜에 대해 논의 되었고 2010년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타이티에서 열릴 세계총회 회의 일정에 관해 세부사항 까지 하나하나 자세히 논의 되었다. 또한 뉴질랜드 대표가 2010년 뉴질랜드에서 개최될 민속축제에 대해 간단하게 축제 기간과 일정을 말하고 각 나라 대표들에게 축제에 대해 홍보를 하였다.
   마지막 이틀에 걸쳐 진행된 총회에서는 우리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들이 많이 바빴던 것 같다. 총회 첫날에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총회가 시작되었다. 그 다음으로 각 나라별 임원들을 소개했는데 나도 "CIOFF Korea Youth Member" 라고 소개되었다. 약 90개국의 전 세계 곳곳에서 온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200 여명의 다른 CIOFF 멤버들에게 내 이름이 “Hee Won Jeon" 하고 소개되는 순간, 정말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그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해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또 CIOFF 의 새 임원들도 선출하였다. 이어서 국제적 차원에서 어떻게 협력하여 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 하였다. 또 이날 중요했던 행사로는 우리나라 안성에서 2012년 개최될 Folkloriada의 프레젠테이션을 꼽을 수 있다. 약 십여 분 정도의 짧은 영상 이였으나 회의장에 있던 모든 참가자들이 기대감과 함께 안성 Folkloriada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둘째 날은 유네스코의 문화관련 관계자 분께서 나오셔서 세계 무형문화재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CIOFF의 각 나라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충실히 나아갈 것을 당부해 주셨다. 또한 지역 분과 회의에서 나온 주요한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분과 회의에서 제안된 이슈들에 대한 투표가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예산안 선정 및 CIOFF International 규례 수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렇게 폐회식을 끝으로 2009년 제 39차 CIOFF 세계총회의 막이 내려졌다.

*쿠바에서의 CIOFF 세계총회를 마치고
   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하면서 내가 제일 놀라고 인상 깊었던 점은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세계 여러 전통 문화와 전통 예술의 교류, 보급과 국제 민속 축제의 진흥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 아래 이렇게 열정적으로 매년 모여 회의를 갖는다는 사실 이었다. 또한 세계의 무형문화재 보전을 위해 나처럼 어린 청소년들부터 시작해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최선을 다해 여러 방안과 대책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공감하는 전통 문화 축제를 여러 나라에서 기획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 이였다. 이들은 그 누구에게도 노력의 대가를 지불 받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열정과 의지만을 가지고 하는 일이였다. 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하면서 이들이 얼마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지를 직접 보고 느끼면서 문득 CIOFF 멤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세계 무형문화 유산이나 전통 문화 및 놀이 같은 것은 절대 우리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내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우리나라의 CIOFF 청소년 그룹을 활성화시키어 국내에도 CIOFF의 설립목적이나 목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 같다. 또한 실행이 가능한 방안을 많이 생각해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전통놀이와 전통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앞으로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전통놀이를 보존하고 전통축제를 계승시키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이제 2009년 CIOFF 세계총회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나와 예리언니, 유진언니는 계속 해서 CIOFF 한국 지부 청소년 대표로 활동하게 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CIOFF NGO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겠다. 또한 2012년 안성에서 개최되는 Folkloriada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고, 역대 CIOFF World Folkloriada 들 중에서 제일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으로 이러한 전통 민속 축제들이 좀 더 다양한 나라에서 개최되면서 종교와 인종 그리고 언어의 벽을 넘어 모든 세계인들에게 열린 축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일주일간 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 머무르는 동안 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거리의 어딜 가든 볼 수 있었던 야자나무, 하바나의 상징물이자 어떻게 찍든 멋진 화보 그림이 완성 됐던 올드카, 쿠바에서 매일 보게 되는 유명한 혁명가인 체 게바라의 각 종 엽서*그림*책, 쿠바에 있는 동안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쿠바만의 독특하면서도 절로 흥겹게 춤을 추게 하는 쿠바 음악, 뭔가가 굉장히 쿠바스럽고 쿠바만의 느낌이 살아있는 곳곳의 풍경, 그리고 풍족하지는 않지만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항상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사는 쿠바인들... 일주일이란 시간은 쿠바라는 나라의 매력을 모두 발견하기엔 너무나도 짧고 아쉬웠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는 쿠바라는 나라가 무한한 매력, 그것도 블랙홀같이 한번 빠지면 영원히 빠지는 중독성 강한 매력을 갖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확인했다. 쿠바에 있는 동안 내게 1분 1초가 너무나도 소중히 느껴졌다. 또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고 즐거웠고 아직은 짧지만 내 생에 있어서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쿠바에 있던 날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항상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시며 바쁘게 CIOFF 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김남용 국장님을 비롯하여 CIOFF 한국 지사 관계자 분들, 안성시 시장님과 부시장님과 우리 한국 청소년 삼총사의 든든한 리더이시자 나를 친동생처럼 아껴주신 예리언니 그리고 스페인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해서 정말 존경스러웠던 유진언니와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어 내게는 큰 영광이자 기쁨이었다. 마지막으로 쿠바에서 총회에 참가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사전준비와 교육을 받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김소미 담당 선생님과 인턴 선생님이셨던 배영은 선생님과 이재진 선생님의 노고에도 큰 감사를 드린다.

*내가 얻은 것
   이번 CIOFF 세계총회에 참가하면서 수차례 느낀 것이 있다면 이런 국제 활동을 유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적 능력만을 키워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면서 개인의 능력이 아닌 집단의 능력을 키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CIOFF 세계총회 한국 청소년 대표로 선발되었을 때 기쁨과 설렘의 기분도 잠시, 일주일 이상 학교를 결석하고 쿠바에 가야한다는 것이 많이 걱정되었다. 초*중*고 12년 동안 주입식 교육을 받게 하고 규율만을 강조하는 억압적인 환경의 안타까운 우리나라 교육제도 아래서 나 같이 어린 나이의 고등학생이 이처럼 학기 중에 학교를 빠지고 국제회의에 도전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사실 학교 공부만으로도 벅찬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국제회의 같은 대외할동을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경험 역시 나의 꿈을 ‘실현’하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는 이번 국제회의에 도전하고 싶었고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특별한 기회로 생각되어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전준비와 학교 공부를 순조롭게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쿠바에서 돌아온 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걸었다는 사실에 큰 성취감과 행복함을 느낀다. 비록 학교 수업은 빠졌더라도 나는 내 나이 또래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 또 용기를 가지고 남들과는 다르지만 나만의 길을 걸었다는 사실도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CIOFF 세계총회를 참가하면서 각 국에서 온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모국어가 있음에도 영어는 물론이거니와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매우 자유롭게 썼으며 그 외의 언어 또한 유창하게 구사해 나를 놀라게 했다. 내게 제일 자극을 줬던 분은 대만의 어느 여자 대표님이셨다. 그 분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이렇게 5개 국어를 완벽히 구사하셔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동시에 언어로 인해 통역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 주셨다. 비록 체구는 매우 외소하시고 한눈에 봐도 아시아인이란 걸 알 수 있을 만큼 매우 동양적인 외모를 소유하고 계셨지만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지는 포스는 정말이지 모든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나는 앞으로 그 대만의 여자 대표님을 롤 모델로 삼고 영어를 제외한 그 외의 언어들을 배울 것이다. 30대가 되기 전까지 한국어, 영어는 물론이거니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고 러시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총회를 참가하면서 느낀 점은 국제 활동을 하면서 요구되는 언어 구사능력은 누가 좀 더 고급스러운 언어를 구사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다른 사람과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이 가진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경청할 수 있는가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언어 그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가진 세계인과 넓은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태도와 마음가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번 쿠바 하바나에서 개최된 CIOFF 세계총회는 나에게 여러 사람들과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뿐 만 아니라 나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이자 이 분야의 영향력 있는 어른들, 자극을 주는 다른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배운 것과 얻은  것도 많고 자립심과 리더쉽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남들과 똑같은 것을 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한국 사회에서 이 길을 걷는 나를 지지해주고 용기를 주는, 같은 꿈과 희망을 가진 이들을 만난 게 아닐까 싶다.
   또 CIOFF 세계총회에서 청소년회의, 분과회의, 지역분과회의, 총회 등 여러 번 회의를 참석하면서 내가 어떤 태도로 회의에 임하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의제에 따라서 어떤 식으로 국제회의가 진행되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이런 국제적인 회의나 그룹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여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드높이고 싶다.
   평상시에 세계의 전통문화나 민속축제에 관심이 있었던 내가 이번 기회를 통해 CIOFF 세계총회에 한국 청소년 대표 자격으로 참가하게 된 것은 매우 큰 행운이자 오래오래 마음속에서 고이 기억될 값진 경험 이였다.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와 민속축제를 보존시키기 위한 방안을 접하고 CIOFF 라는 NGO 에 대해 공부하고, 관련 활동을 하면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문화*민속이라는 이슈가 실제로는 어떠한 현황에 처해있고 그에 대해 어떠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난 서서히 다시 일상에 적응하고 있다. 더 이상 쿠바 하바나의 컨벤션 센터가 아닌 수리 고등학교의 1학년 9반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쿠바에서 보낸 잊지 못할 시간들과 CIOFF 세계총회를 통해 얻은 이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 이제 나는 다시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내가 얻은 이 모든 것들을 소중히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여 앞으로의 내 가슴 벅찬 꿈과 눈부시게 밝은 미래를 위하여 한걸음 한걸음씩  더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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