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평범한 여고생, 책 속을 벗어나다
글쓴이 염지원     소속 이대부속고등학교 1학년

날짜 09.09.07     조회 3867

 
  오늘은 말복이다. 정말로 찌는 듯한 더위에 짜증이 확 밀려온다. 이주간 런던의 쾌청한 날들을 지내온 나로서는 죽을 지경이었다. 꿈만 같은 이주일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끈적한 날씨에 방에 틀어박혀 수학 문제나 풀고 있을 나였을 텐데….
  맘편히 다녀온 지금은 영국이 그립지만 막상 떠나기 전에는 망설임이 컸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신분으로서 여름 방학의 이주라는 시간은 하루의 반 이상을 학원, 학교 또는 독서실에 투자해도 모자라는 치열한 시간이다. 평범한 고등학생인 나와 다른 팀원들에게 이 시간은 큰 부담으로도 작용했지만 단지 책상에만 앉아 공부하는 것으로 얻을 수 없는 더욱 소중한 것을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였고 이주간의 긴 여행도 다녀왔다. 기대한 것 만큼 여행은 즐겁고 보람찼으며 배울 점들로 가득차있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글 솜씨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봉사 활동을 목적으로 다녀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경험담 보다는 느낄 점이 부족하고 배운 것 위주의 딱딱한 내용이 될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아직 어린 눈으로 봤던 세상과 새롭게 얻은 지식들을 순수하고 예쁘게 여겨 주시길 바란다. 그 어느 것 보다 소중한 이 기억을 나 자신 뿐만 아니라 큰 꿈을 꾸고 용기낼 수 있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
 

Chapter 1.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나는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너무나 갑작스러웠고 왜 굳이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하셨는 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세계란 무대를 꿈꾸는 나에게 이 기회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차근차근 제출해야 할 서류들을 작성해 나갔고 면접을 보았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 17년 평생을 평범하게만 살아왔던 나에게 남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기회가 오다니! 가슴이 뛰었다. 정말 우연찮게 참가하게 된 프로그램이지만 동시에 정말로 내가 맘 속 깊이 바래왔던 필연적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지원서를 쓸 때, 희망 주제와 국가를 1지망과 2지망으로 나누어 쓰게 되어있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1지망에 한국학 관련 주제를 선택했고 2지망으로는 기후 변화 대응에 관한 주제를 선택했다. 역사 관련 분야는 내가 정말로 평소에 관심있었던 분야지만 2지망인 기후 변화는 그저 추상적인 내용만 알 뿐이지 별로 관심은 없었다. 그래도 2지망에 기후 변화를 쓴 이유는 막연히 앞으로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합격 소식은 엄마에게서 온 문자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냥 아무말도 없이 ‘붙었다’고만 하셨다. 당연히 1지망일 거라 예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2지망 합격이었다. 기쁜 마음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겐 실망스러워 할 시간조차 없었다.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설레고도 실망스러운 맘을 안고 지원서를 쓰느라 제쳐두었던 시험 공부를 다시하기 시작했다.
 무사히 시험이 끝나고 그 다음 주에 참가자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남승희 국장님의 격려사가 끝난 후 팀원들을 만나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있었다. ‘2조 : 영국, 세계 기후 변화와 탄소 배출권 거래제’ 라는 종이가 붙여져 있는 테이블에 다른 팀원들이 앉아 있었다. 처음보는 낯선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냥 앉아만 있었다. 조금 뒤에 인솔자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팀원들이 각자 자기 소개를 하였다. 한명 한명 모든 팀원들이 각자의 꿈에 대한 포부와 기후 변화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의 꿈은 그저 막연하고 불투명했고 기후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했다. 나중에 망신당하느니 차라리 지금 내가 잘 모르고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내가 어쩌다보니 기후 변화팀에 들어오긴 했지만 사실 그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자신들도 알아가는 단계이니 함께 열심히 하자고 격려해 주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그들의 격려에 맘이 따뜻했고 이왕 이렇게 된거 꽁해있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나에게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다가온 기회이니 이에 감사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Chapter 2. 두근 두근, 국내 사전 교육

# 가라앉는 지구 시청

  MBC 스페셜 ‘가라앉는 지구’는 주로 투발로와 다른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투발로는 금세기 말이면 국토의 대부분이 잠기게 된다. 정부는 현재 국토 포기를 선언한 상태이다. 그 결과 투발로의 국민들이 조금씩 뉴질랜드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게 되었는데, 그 사례로 자녀들을 모두 뉴질랜드로 보낸 부부가 출현했다. 6년째 자식들을 사진으로만 만나고 있다는 그들의 사연에 눈물이 났다. 그 곳 사람들은 독실한 기독교인들로서 하느님이 투발로를 지켜주시리라 믿고있다. 이렇게 무지하고 산업화라는 것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급격한 산업화를 통한 선진국들 때문에 가라앉는 처지에 놓여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배우고 난 뒤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물에 잠긴 자신들의 나라를 그리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이러한 아이들이 시간이 흘러 갈 곳없는 이른바 ‘기후 난민’이 되어 정처없이 여기저기 떠돌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평소에 이런 상황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왔던 16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앞으로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 김효은 외교통상부 기후변화환경과 과장님 강연

  김효은 과장님의 강연은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과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에 그 분의 저서를 읽고 롤모델로 삼은 나는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는데 거기에다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해 직접 설명해 주시고 격려 해주시니 정말 꿈같았다. 김효은 과장님은 외교관을 국제 질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셨다. 또 그에 따라 훈련된 마음, 종합하는 마음 창조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윤리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이라고 하셨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학교 수업 50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이었다. 평소에 공부에 치이고 잠도 설쳐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반성하고 수업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다음으로는 표현력과 애국심을 외교관이 갖춰야 할 능력 중 가장 강조하셨는데, 표현력은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 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능력이므로 곧 실력을 뜻한다고 하셨다. 애국심은 외교관이 갖춰야할 필수 조건이라며 강조하셨다. 그리고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요즘 체력이 많이 약해져 걱정을 하고 있었지만 집에 오면 지쳐 잠에 들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조금은 시간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됬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승리는 선한 자가 한다고 말씀하시며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선한 마음을 갖는 것을 당부하셨다.
 

# 김경희 UNICEF한국위원회 세계교육부 부장님 강연

  UNICEF 김경희 부장님은 기아와 빈곤에 대해 강연해 주셨다. 기아와 빈곤이라 하면 당장 자신에게 닥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 더 피부로 느껴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 인구와 만성적 기아에 대하여 배웠다. 이에 대해 FAO(Food & Agriculture Organization)과 UN이 나서고 있다. FAO는 식량의 절대적 수량이 문제가 아니라 편중된 것이 문제라 주장하며 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정치적, 민족적, 문화적 문제로 인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UN은 MDG(Millenium Development Goals)를 세우며 절대 빈곤 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으나 현재 추세라면 그 계획은 이루기 힘들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강연의 의도와는 조금 빗나가지만 나는 강연을 듣는 내내 해결하겠다며 나선 국제기구들의 계속되는 실패의 원인에 대한 내용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 결과 강연 첫 부분에 소개해 주셨던 ‘가난 구제는 지옥 늧이라‘, ’내 배 부르면 종의 밥 짓지 말라 한다.‘라는 속담과 관련된 결론을 내렸다. 인간은 자신의 필요나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시련은 신경 조차 쓰지 않는다. 이러한 것이 선진국들에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성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선진국은 말 그대로 선진국으로서 개발도상국들을 이끌어 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에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빈곤은 정책과 제도의 실패로 인한 것인데 그러한 상황에 놓여있는 국가들은 내전이나 기타 다른 이유들로 인해 정책과 제도를 정비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니 선진국에서 UN이나 UNICEF같은 국제 기구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함으로써 조금은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다국적 기업에게도 정부측에서 개런티를 주는 식으로 기부를 장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번 강연도 또한 나 자신만 알며 이기적으로 살아온 나 스스로를 반성하며 지구 한편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일상 생활 속에서의 무의식적 행동을 개선하려는 자세를 갖게 하였다.
 

# 기후 변화 체험전

  이번에 다녀온 기후 변화 체험전은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인간의 생산 활동 및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 탄소의 방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 주었다. 기후 변화 체험전은 말 그대로 ‘체험전’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론만으로 배웠던 기후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영상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지구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형, 그 밖에 여러 자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점점 사라지는 빙하들 때문에 갈 곳을 잃은 북극곰이 지친 모습으로 헤엄치는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영상 옆에는 쓰레기로 뒤덮힌 빙하 위에 죽어있는 새끼곰을 어미곰이 안타깝게 바라보는 모형이 있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우리 스스로의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생명들은 뒷전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또한 다음 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계단 쪽으로 갔을때 2040년의 시청역을 그대로 표현한 곳이 있었다. 홍수로 인해 말 그대로 폐허가 된 모습이었다.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실제 상황같았고 다시 한번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무서운 영향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 다음으로 영상을 시청했다. The Animal Planet이라는 영상이었는데, 동물들이 등장하여 인간을 위한 지구가 아닌 모든 생명체를 위한 지구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사실 시험에 지치고 여러 조사를 하느라 힘들어하며 처음의 마음가짐에 비해 흐트러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기회를 통해 다시 경각심을 갖고 앞으로 하게 될 현지 조사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Chapter 3. 새로운 세계, 영국

 
  사실 우리의 여정은 첫날부터 쉽지 않았다. 11시간의 긴 비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기차를 타야했다. 플랫폼에 들어서자 마자 기차가 도착했고 팀원들과 인솔자 선생님은 정신없이 기차에 올랐다. 나는 맨 뒤에 서있었고 내가 타기 전에 기차 문이 닫혀 버렸다. 기차표는 모두 선생님이 갖고 계셨고 직원 분은 문이 닫히자 위험하다며 나를 물러서게 했다. 순간 이게 뭔가 싶었지만 어찌됬건 시내로 가야했기 때문에 바로 다음 차를 탔다. 시내 역에 도착하면 다른 팀원들과 선생님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플랫폼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았다. 한참을 헤메다 지나가는 분께 전화기를 빌려 인솔자 선생님께 전화를 하자 다시 나를 찾으러 다시 공항에 갔다고 하셨다. 나는 이것 저것 신기한 외국 풍경을 구경도 하고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며 기다렸다. 한 시간 정도를 그렇게 꼬박 기다린 후 팀원들과 만났고 숙소로 향했다. 기차를 놓친 나 자신은 막상 담담했지만 다른 팀원들은 팀의 막내인 내가 사라지니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목소리와 따뜻한 배려에 웃음이 났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앞으로 아침 재료를 사러 숙소 앞 마트에 다녀왔다. 역시 우리와 서양인들의 식생활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0ml짜리 우유 팩만한 요거트, 난생 처음보는 갖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플라스틱 통에 담긴 파스타까지 신기한 것들 투성이였다. 돌아가서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바로 잠에 들었다. 다른 팀원들 모두 긴장이 풀려서인지 시차 적응하기 힘들 거란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저녁 11시에 잠에 들었다.
 
 
 
 
  내가 런던의 거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해외에서 생활해 본 적이 없어서 새삼스레 느끼는 점일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영국이지만 영국의 아이콘인 백인 신사를 연상케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흑인과 황인종도 굉장히 많았고 라틴계도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일종의 여행객 신분으로 런던에 오게되서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차별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 사전 교육에서 홍광현 부장님의 말씀이 기억이 난다. 런던 지하철에서 7개 정도의 의자가 함께 연결되어 있는 부분에 한시간 동안 모두 백인만 한번이라도 앉느냐 마느냐를 놓고 친구와 내기를 하셨다고 했다. 부장님은 앉지 못한다에 걸고 친구분은 앉는다에 걸었다. 결국 홍광현 부장님은 그 내기에서 이기셨다고 했다. 그 부분을 인상깊게 들은 나는 이동할 때 지하철 안에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정말로 저 칸에 모두 백인이 앉는 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런던은 인종의 다양성, 즉 문화의 다양성으로 가득 찬 곳이다.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브라이튼이다. 우리는 세븐 시스터즈를 관광하기 위해 주말에 브라이튼으로 향했다. 조용한 해변 도시일 것이라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사람이 북적거리고 시끄러웠다. 알고보니 우연찮게도 게이 퍼레이드가 열리는 날이였다. 이 때문에 브라이튼 내의 많은 버스들이 운행을 멈추었고 우리는 세븐 시스터즈 관광을 포기하고 퍼레이드에 합류하였다. 갖가지 파격적인 의상들이 즐비했고 길거리에는 많은 동성애자 커플들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보수적이라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이렇게 영국에 와서 퍼레이드를 보고 사람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니 문화의 다양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의상이나 하는 행동은 정말 파격적이다 못해 낯 뜨거운 것들도 많았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정말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걱정도 조금 되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해 나가야 할 텐데….
 
 
  내 생각에 영국은 문화의 힘이 강력한 나라인 것 같다. 셰익스피어 박물관, 셜록 홈즈 박물관, 비틀즈 전용 샵까지 갖가지 문화 아이콘들을 주제로 한 상품들이 많았다. 이러한 영국의 문화 컨텐츠들을 보며 여태껏 지켜왔던 과거의 문화와 완전히 새로운 현재의 문화가 매우 훌륭하게 어우러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이에 비해 한국만의 문화적 컨텐츠가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가 많지만 이는 세계적으로 홍보가 많이 되어있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외면을 받았다. 이 부분은 정말로 앞으로의 세상을 이끌어 나갈 우리 청소년 세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우리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이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문화의 힘이 강한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Chapter 4.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영국의 많은 노력들

# C 40 사무국

  C40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도시들의 모임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단체는 아니지만 2005년 설립된 이후 여러 가지 활동들을 진행해 왔고 올해에는 우리나라 서울에서 제 3차 세계도시 기후 정상 회의를 가졌다. 아무래도 이렇게 큰 뜻을 갖고 자발적으로 모인 도시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런던의 사무국에 방문하게 되어 떨리고 걱정되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담당자 분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우리들을 배려하여 차분하게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주셨고 인터뷰에도 친절하게 응해주셨다. C40에 서울이 가입되어있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웠지만 C40 비가입 도시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도 느꼈다.
 

# LDA (London Development Agency)

LDA는 작년에 LCCA(London Climate Change Agency)와 통합되면서 현재 런던의 친환경 정책들을 총괄하고 있다. 우리는 이 부서를 방문함으로써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런던의 정책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의 정책들도 매우 잘 되어있고 배울 점이 많단 생각이 들었지만 서울도 이에 못지않게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자 분도 서울이 녹색 성장에 많은 돈을 들이고 있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서울이 다양한 정책들을 더욱더 체계적으로 시행하여 다른 국가들의 모범이 될 수 있길 바란다.
 

# UKERC (UK Energy Research Centre)

UKERC는 에너지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으로 영국에서 가장 큰 권위를 지니며 영국 정부의 Think Tank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담당자 분이 매우 적극적이고 호의적이셔서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이 연구 기관을 방문함으로써 현재 한국의 실정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한국 정부에는 마땅한 자문 기관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기후 변화 및 에너지 관련 분야가 떠오르는 시장인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앞서 나가려 노력한다면 국가적 지위 상승 등 여러 국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Chapter 5. 이제는 당신이 일어서야 할 때

  원래 영국의 날씨는 변덕스러운 편이다. 비가 오다가도 금방 해가 비친다. 하지만 이런 변덕스러움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심해졌다. 우리가 영국에 도착하기 일주일 전에는 그 주 내내 폭우가 쏟아졌고 우리가 영국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기온이 낮았다. 한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기후 변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금세기 말에 우리나라의 해안 지역에서 겨울이 아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영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난 후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는 명백히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 우리에겐 주저할 시간이 없다. 전 인류는 지구 멸망 직전에 살고 있다. 기후 변화는 우리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크고 거창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겨울에 집에서 겉옷을 입기 위해 일어서고, 쓰지 않는 플러그를 뽑기 위해 일어서고, 자신도 모르게 켜 놓은 전등을 끄기 위해 일어서야 할 뿐이다. 이젠 정말로 당신이, 우리 모두가 일어서야 할 때이다.
 

Chapter 6. 나의 달라질 미래, 그 첫 걸음

  모든 국내 사전 교육과 현지 조사를 마치고 난 후 지금은 결과 보고서 작업을 하고 있다.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활동 수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구성하고 써내려가면서 ‘대체 내가 무슨 복으로 이런 기회를 잡게된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전 교육을 할때도, 영국 현지에서도 종종 해왔던 생각이지만 정말 이렇게 글을 쓰니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정말 이 프로그램은 신이 나에게 준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며 내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라는 선생님의 제안을 거절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해 보았다. 먼저 한달간 독서실을 끊어서 책속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가 생길 것이다. ‘내가 도대체 커서 뭐하자고 이러고 있지?’라고 말이다. 이런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다른 친구들처럼 나도 남들하는 것처럼 평범하게 회사원이나 해야지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회사원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처럼 무난하게 살아가겠다는 사고 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았고 적어도 지금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않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성공 그 이상이다.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국제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다. ’, ‘세계를 위해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싶다.’는 나의 꿈은 아직 17살 밖에 되지 않은 나에게는 버거웠다. 그저 막연하고 나에 비해 지나치게 큰 꿈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꿈을 향해 내가 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달라질 미래에 대한 첫 걸음인 것이다.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은 교실에 갇힌 것이 아닌 조금은 다르고 어려운 길일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계속 걸어나갈 것이다. 이제는 나의 꿈에 대한 신념이 생겼고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달라졌다. 지난 3개월간 눈에 띄게 성장한 나 자신을 느낀다. 나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아직은 어리숙하지만 더듬 더듬 나아갈 길을 구체적으로 짚어나가고 있다. 단순히 기후 변화 뿐만 아니라 다문화 정책, 아직 남아있는 인권 신장 문제, 기아와 빈곤에 관한 문제 등 다양한 국제적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한 단계 끌어올려 몸으로 체험하고 활동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열리는 제 2회 아시아청소년인권포럼에 참가하려고 생각 중이다.
 
  책 속에 파묻혔던 나에게 이 프로그램은 적극적으로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함께 배려하며 최선을 다해준 모든 팀원들에게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길 기도한다. 또한 과거의 나처럼 꿈만 갖고 가만히 앉아있던 모든 분들도 여러분들의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잡길 바란다.

프로그램
서울시 글로벌리더 양성프로그램
http://gleader.mizy.net/
참가국
영국
기간
2009년 7월 27일 ~ 8월 9일 (국내 사전 교육 2달)
비용
사전교육활동비 및 항공권 서울시 부담, 현지 숙식비 본인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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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여행
권대혁서원대 윤리교육과
11.04.02hit 2636

슬프지만 행복한 그 곳, CITY OF JOY - INDIA, KOLKATA, Mother Teresa's House
홍지선한국외대 독일어통번역학과
10.12.03hit 7338

꿈꾸는 의대생의 발칙한 여행기
홍종원관동대학교 의학과 4학년
10.11.11hit 6861

오늘도 커피 한잔하셨습니까? - 2010 서울희망누리 체험담
백수안서울전동중학교 2학년
10.10.04hit 4086

나의 젊음을 한번 보실래요?
양은정해외봉사단 라온아띠
10.09.08hit 5467

다양성 속에서 하나가 되다
권준호국립서울산업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10.09.07hit 4943

햇살 속으로-인도 , 교환 학생 프로그램
김지우숭실대학교 미디어학부
10.06.07hit 5301

여행일지 공정여행 원칙으로 되돌아보는 히말라야 여행기
박아람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10.06.07hit 4372

Dumela~!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박신영Frankfurt International School
10.05.03hit 2582

도전으로 장식된 청춘의 한 페이지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강새나상명대학교 행정학과
10.05.03hit 2915

Show your heart, Play your part-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자원봉사
유지원서울시립대학교 신소재공학과
10.04.01hit 2567

지구 북쪽 끝에서 세계 평화를 외치다
최대한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
10.03.09hit 5337

23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누비다
이주사랑한동대학교
09.12.07hit 3235

Namaste! 네팔에서의 소중한 기억들
우여진이화여자고등학교
09.12.07hit 5677

행복했던 12일 - 네팔
김효영코피온 해외봉사단 10기
09.11.04hit 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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