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너도 떠나보면 알게 될 거야
글쓴이 정민호     소속 남서울대학교 호텔경영학과

날짜 09.07.06     조회 4961

 
안녕하세요? 캄보디아 봉사팀의 인솔자를 맡게 된 ‘정민호’ 입니다…… 2008년 10월, 국내 NGO 단체인 COPION의 2008년 동계 국제봉사학습캠프를 통해 캄보디아로 파견될 우리의 첫 만남은 어색하게 시작된 나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사실 나는 인솔자로써 그들 앞에 나서게 되었지만 내 스스로가 봉사자라고 생각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그럴만한 인격도 소양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누군가 내게 진정한 봉사의 참뜻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에 대해 멋들어진 말로 대답 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인솔자로 설수 있었던 이유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하는 행위에 대해 조금 더 익숙해서였을 것 이다.
기존에 장기봉사자로써 필리핀에서 활동 당시, 나 아닌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며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에 알 수 없는 행복함을 느꼈다. 그렇게 느껴져 오는 그 기쁨을 몇 마디 말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그것은 그렇게 떠나본 이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부족한 인솔자 이지만, 난 그저 내가 느꼈던 그 행복함을 다른 이들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팀원들 앞에 서서 인사를 건넸다.
 
서로간의 짧은 첫 인사를 주고받은 뒤에 1박2일 동안의 파견 전 사전합숙 교육을 통하여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우리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제 3국으로 파견되어 봉사를 수행함에 있어서 지향해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하여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그날 이후 ‘한 뜻’이 되기로 했다.
 
 
 

Chapter 1. 서로를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

우리가 파견되어 활동하게 될 곳은 캄보디아 우동지역에 위치한 APCA(Assistance for Poor Children’s Agency)라고 불리는 고아원 이었다. 우리나라로 따진다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정도의 또래아이들 50여 명을 보호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 곳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쁨중의 하나는 우리와 같이 1년에 약 두 번씩 오가는 단기봉사팀을 맞이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우리 ‘한 뜻’팀이 만나기 훨씬 이전부터 APCA의 아이들은 얼굴조차 모르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역시 합숙교육 이후로 2달이라는 여유기간 동안 APCA를 방문하고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렇게 APCA아이들과 우리는 출국일인 2008년 12월 23일만을 기다리며 서로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출국을 위한 준비 기간 동안 우리 팀원들은 아이들을 위한 후원물품 및 선물 마련, 그리고 교육과 놀이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느라 마냥 즐거웠던 시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인솔자랍시고 옆에서 이어지는 나의 잔소리까지 있었으니……
하지만 그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작았던 노력 하나하나가 우리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큰 행복으로 전해져 퍼질 것 이라는 것을.
 
 
 

Chapter 2. 낯선 언어, 그리고 익숙한 모습

‘쭘므리웁 쑤어’ 캄보디아 언어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다. 우리는 도착한 캄보디아 공항에서 우동지역에 위치한 APCA로 가는 2시간 동안 달리는 버스 안에서 어설프게 캄보디아의 인사말들을 되풀이 연습 하였다. 그렇게 나는 낯선 언어의 연습과 창 밖으로 보이는 색다른 풍경에 잠시 취해서야 비로소 캄보디아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APCA에 도착 후, 버스가 멈추고 짐을 꾸려서야 기관 앞에서 무리 지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쑥스러운 듯 시선을 피하면서도 자기들끼리 귀속말로 알 수 없는 말을 주고 받으며 들뜬 모습을 보여왔다. 터벅터벅 다가가서 빡빡머리를 한 아이의 머리를 투박하게 쓰다듬었던 내게, 까르르 하며 처음 웃음 지어주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우리를 맞아주는 아이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APCA기관의 스텝들에게 정식 인사와 짧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기관을 잠시 둘러보았다. 얼마 전 보수공사와 페인트칠을 마쳐서 인지 기관은 예상보다 상당히 깨끗하고 잘 갖추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허허벌판에 위치한 작은 게스트 하우스의 느낌 이랄까.
물론 무더운 날씨와 풍경, 그리고 들리는 캄보디아의 언어들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우리팀원들은 주위 들판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공놀이를 하기도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했다. 그것은 마치 초저녁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들과 같았다.
그러한 장면은 수혜자들을 위하여 선행한다는 우월감 따위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한 명의 사람으로써 서로를 기다려온 애틋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게 어디선가 본듯한 익숙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당장 들판으로 뛰어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 채 몇몇 팀원들과 프로그램을 서둘러 준비해야 했다.
 
 
 

Chapter 3.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가 APCA에 도착한 날짜는 정확히 12월24일,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었다. 크리스마스를 다른 나라에서 색다르게 맞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도착 날 쉴 틈 없이 그것도 첫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은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캄보디아는 전통의 불교 국가다. 축제와도 같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캄보디아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어떠한 식으로 받아들일지 몰랐기 때문에 부담은 더했다.
다행히도 캄보디아에서 종교적 색채가 묻어있지 않는 이상 크리스마스에 대한 규제는 없었다. 때문에 우리팀원들은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서둘러 준비할 수 있었다.
 
어둠이 짙어오자 밥을 먹은 APCA의 아이들이 기관의 중앙통로로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들이 준비한 첫 프로그램이며, 아이들과 정식으로 소개하며 마주하는 자리인지라 우리팀원과 기관의 아이들 모두의 눈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캄보디아의 나라 특성상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가 기존에 느끼던 크리스마스 기분은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APCA기관의 전구가 소등되고 아이들의 손에 촛불이 밝혀짐과 동시에 ‘산타 할아버지’가 등장하자 이색광경이 펼쳐졌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였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는 산타 할아버지, 양손에 핸드 벨을 쥐고 캐롤을 연주하는 여자팀원들, 아이들을 곁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셀프 카메라를 찍어대는 고등학생 팀원들 등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팀원 모두가 한여름에 펼쳐지는 크리스마스에 서로 행복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 11시가 넘어서야 크리스마스 파티를 마치고 팀원들은 겨우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많이 피곤했던지 낯선 잠자리와 환경으로 인해 잠을 설치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것 같던 내 예상과 달리 어느새 다들 곯아 떨어져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팀원들에게 중요한 할말을 한가지 잊었던 것 같다. ‘메리 크리스마스’
 
 
 

Chapter 4. 생각보다 지치고 힘들 때

우리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은 꽤 강행군속에 지속되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페인트 작업’ ‘유치원 교육’ ‘과학 놀이’ ‘체육 대회’등 준비했던 프로그램들을 장소를 옮겨가면서 실행하는데 바빴다.
낯선 나라의 환경여건을 떠나서 체력적으로 팀원 자신들의 생각보다 지치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관에서 정성스레 차려주는 음식이 간혹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봉사를 왔으니 당연히 음식을 가리지 말고 상대방을 생각해서 맛있게 먹자고 말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에게서는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쉬는 시간이나 아침준비 시간에 기관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느새 그렇게 친해졌는지 서로 손을 잡고 산책을 다니며, 벌써부터 서로의 이별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정작 인솔자인 내가 남은 일정의 비용과 프로그램관리 등의 이유로 네팔에 온 목적을 잠시 망각해버렸던 것 같아 부끄러워 졌다.
 
돌이켜보면 누구보다 즐거워하고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어야 할 짧은 나날들을 우리 봉사팀의 인솔자라는 핑계로 스스로 신경을 곤두세우고서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것만 같다.
문득 필리핀 장기봉사 당시 현지인보다 더 현지인처럼 지내며 항상 신나서 뛰어 다니던 그 시절과 함께 지냈던 현지인들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Chapter 5.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하나같이 너무 예쁘다. 이 천사 같은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가난하고 힘들게 지내야만 하는 것일까? “ 우리팀원들이 현지에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입에 달고 말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10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는 그곳의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없으며,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에게 환하게 웃음을 지어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봉사활동이 막바지에 접어들 때 즈음, 막간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낮잠을 자고 있는 와중에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게 되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무슨 소리인가 확인 차 실내로 발을 내딛는 순간 어디선가 물벼락이 쏟아졌다. 알고 보니 아이들과 함께 시작했던 작은 장난이 큰 물싸움으로 변했던 것이었다. 물 벼락의 대상은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영화와 같이 펼쳐지는 추억의 광경들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현지 아이들과 스텝들, 우리 봉사팀원들이 깔깔대며 서로 물싸움을 하던 그 장면이 어떤 영화 장면보다 더욱 멋진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 인종을 불문하고 어린 시절에서나 벌일법한 물싸움을 벌이며 신나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얼마나 신났던지 점심 이후의 프로그램 계획도 잊은 채 기관의 주변이 전부 물바다가 될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 것은 캄보디아가 물 부족 국가였다는 것을 깜빡 잊었다는 것이다. APCA 역시 우물에 물을 모아 의지하고 있었는데, 우리 모두는 철없이 그물을 전부 바닥 내버렸던 것이다. 결국 그날 저녁에 모아 둔 물을 모두 탕진하는 바람에 씻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평소 같았으면 불만을 터뜨리며 불편함을 호소했을 법도 한데, 그날은 누구 하나 불만의 소리 없이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거리며 웃기만 해댔다.
 
 
 
잠이 들 무렵, 그날 일어났던 일들이 기록된 카메라 안에서 너무도 즐거워하며 함박 웃음을 짓는 아이들과 우리 팀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웃음을 잊고 있지는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비록 우리보다는 가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웃음을 항상 간직하며 사는 APCA의 아이들이 과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자신이 가진 가치의 평가에 따라 달라진다.
오히려 현지의 아이들은 성공적인 삶을 그리며 누군가에게 쫓기 듯 사는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걱정 하며 안타까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작은 도움이나마 전해주고자 갔던 봉사활동은 오히려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받고 오는 것만 같다.
 
그날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이 있다. 누군가를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는 시간에 차라리 함께 실컷 더 웃어버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고.
 
 

Chapter 6. 가장 슬프거나 혹은 기쁘거나

모든 봉사활동을 마무리 짓고 APCA를 떠나기 하루 전날의 초저녁, 우리 팀의 여자 팀원들이 밥을 먹으러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여자 팀원들이 머무는 방으로 가보니 눈이 팅팅 부어있다. 아이들을 떼어놓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에 떠나기 전날부터 눈물이 나는 모양이었다. 몇몇 현지의 아이들 역시 그새 울었는지 눈이 부어있었고, 이 메일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곤 했다.
슬픈 사실은 우리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다시 언제 돌아올 거냐며 약속을 굳이 강요하는 아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곳의 아이들은 우리와 같이 단기 봉사팀과의 잦은 이별에 익숙해 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슬퍼졌다.
 
어찌되었든 간에 떠나기 전날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우리들은 아이들 모두와 함께 손을 잡고 주변의 작은 동산으로 산책에 나섰다.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화가 그리도 잘 통했는지 우리들은 서로 한참을 웃으며 부둥켜 않고 이동했다.
중간에 작은 사찰과 비슷한 장소에서 소원을 빌기도 했으며, 따가운 풀잎을 가지고 서로에게 찔러가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렇게 동산에 올라 아이들과 한참을 앉아서 시간을 보내며 저녁이 지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이별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동산에서 내려와 다같이 신나게 준비했던 포크댄스를 실컷 추고 나서는 이별인사 시간에 아이들과 팀원 모두 는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하고 각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아이들의 젖은 눈을 보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그 순간만큼은 현지의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힘들어하지 않게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다짐했었지만, 정작 생각처럼 행동하기는 무척 어려웠다.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한 순간부터, 나를 잘 따라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예뻐하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쓰레이 뽀우’. 쓰레이 뽀우가 안기며 우는 순간에 는 특히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나의 지갑 속안에 어설프게 한글로 ‘사랑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사진을 보면 쓰레이 뽀우는 물론,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던 현지 아이들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그렇게 캄보디아의 아이들과 이별을 맞이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를 포함하여 우리 팀원들은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다.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을 활동을 마치고 다시금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길이 무척이나 기뻤을 수도 있고, 아이들과의 이별이 그저 슬프기만 했을 수도 있다. 혹은 다시는 힘든 봉사활동을 가지 않겠다거나 장기봉사자로 다시 APCA를 찾겠다고 다짐했을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을 가졌든,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점은 자신들이 결정하고 겪었던 캄보디아에서의 10박 11일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또한 그곳에서 함께 지냈던 사진을 보며 자신들이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현지의 아이들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2008년 12월 23일부터 2009년 1월 2일 동안 펼쳐졌던 추억이 그저 간절하게만 느껴진다.
 
 

Chapter 7. 우리는 한 뜻

불과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서 어느새 한 살을 더 먹어버리고 만난 우리들의 걱정은 자신들이 APCA아이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APCA에는 일년의 두 번 가량 단기봉사팀들이 파견되며, 실제로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 COPION에서는 그곳에 파견 보낼 팀을 모집 중에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들의 머리 속에는 그들의 모습이 희미해 질 것이며, 그들의 기억에는 우리 대신에 다른 봉사팀들의 모습이 기억될 수 밖에 없는 기정 사실을 다들 애써 부정하는 듯 하다.
 
 
다들 학생신분으로 돌아가 바쁠 테지만 여전히 우리 한 뜻 팀을 너나 할 것 없이 챙기며, APCA의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매달 후원금을 모으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그 중 한 명은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하여 캄보디아로 다시 건너갔던 친구도 있다.
그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들의 인솔자였던 나로써는 그저 뿌듯했다. 의욕만 앞서 실수도 많았고 서툴렀던 나의 인솔아래 누구의 원망 없이, 그 시절의 함께했던 이들을 아끼고 간직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고마울 뿐이다.
 
한편, 어떤 이는 단기 해외봉사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러 가는 것이지,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가는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단기 봉사는 제 3국의 아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만을 남길 수 있어 가지 않는 편이 더 낳다 라고 말한다.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도 조금은 그런 의견에 찬성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돕겠다 라는 마음을 먹었을 때의 계기와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의 깨달음과 반성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답도 없으며 어느 누구도 옳고 그르다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러한 용기와 실천은 상대방의 마음에 크게 전이 되어 미세하게 작은 울림으로 변하여 퍼져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것은 마음을 굳게 먹고 돌연 떠나본 자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나도 그런 이유에서 이렇게 종종 떠나는 건 아닌가 싶다.
혹시 주위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거나 지금의 자리에서 자신을 떠나보는 일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많은 것을 몸소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 한 뜻이 캄보디아로 떠났으며, 캄보디아를 APCA의 작은 천사들이 사는 나라로 기억하듯이.
 
 
참가국
캄보디아
일정
2008년 12월 23일 ~ 2009년 1월 2일
주최기관
COPION
비용
약 1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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