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슈크란, 모로코
글쓴이 박영은     소속 한국성서대학교

날짜 13.10.28     조회 4259

 

 

『슈크란, 모로코』

*슈크란-아랍어로 ‘고맙습니다’

 

 

 

<도전도 삼 세 번>

  요즘 대학생의 졸업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5.8년이라고 한다. 기본 4년을 빼면 1.8년은 휴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나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쓴다는 이야기이다. 나 또한 1년 휴학을 감행했고, 휴학기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국가간청소년교류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두 번이나 도전했었는데 한번은 서류에서 떨어지고, 두 번째는 면접까지 갔으나 너무 긴장한 탓에 준비한 만큼 면접관님들께 어필하지 못해서 떨어졌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 나는 내 자신을 효과적으로 PR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스피치 학원에 다니게 되었고, 그 덕분에 면접만 가면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염소 목소리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도전도 삼 세 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마지막으로 준비된 내 자신을 시험해보기로 결정했다. 결국 청소년대표단의 소양으로 가져야 할 당당함과 국가간청소년교류에 붙어야 할만한 확실한 이유와 간절함을 변화된 모습으로 전달하게 되어 합격하게 되었다.

 

<우리들은 ‘한코(HANKO)’>

2013 모로코팀은 고등학생 7명, 대학생 7명 그리고 단장님, 통역담당님 총 16명으로 구성되었다. 처음 발대식에서 만난 우리들은 앞으로 활동하게 될 팀 명을 지었다. 한국의 ‘한’자와 모로코의 ‘코’를 따서 한코라는 이름이 우리들의 첫 만남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그 이후에 1박 2일의 MT를 통해 서로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 시간을 이용해 모로코에서 교류를 위해 보여줄 공연들을 연습했다. 나는 공연팀장을 맡아 팀원들에게 부채춤을 가르쳐 주었다. 아무래도 부채춤은 우리 나라전통복인 한복과 부채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한국의 미를 알리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채춤 외에도 아리랑 바이올린 연주와 강남스타일 공연을 준비했다. 한코팀은 대구, 울산 심지어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모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클럽을 통해서 파견 전에 준비해야 될 사항이나 공연에 필요한 것들을 서로 공유하였다. 그리고 한국 청소년 대표단임을 나타낼 한코팀의 단체 티셔츠도 맞추었다.

마지막 파견 전 날 결단식에서는 최종적으로 파견 후 주의사항과 공연 리허설 연습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 사절단으로 파견을 앞둔 우리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18시간의 비행 그리고 9시간의 시차>

 인천-파리 비행시간은 11시간, 5시간 동안 파리에서 스탑오버 그리고 파리-모로코 비행시간은 2시간이 걸렸다. 한코팀원들은 모로코로 떠나는 설레는 마음도 잠시 새벽 4시에 출발하여 모로코 현지 시간으로 자정쯤이 돼서야 도착했기 때문에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로코 살레 공항에 도착해서 모로코의 밤공기를 마시니까 피곤했던 기운이 싹 가실 것만 같았다.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하러 나오신 현지 코디님 ‘누자’는 우리를 반갑게 환영해주었다. 사실 작년 참가자들의 코디 분은 인상이 강하고 터프한 성격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 누자 코디님은 서글서글한 미소와 다정다감한 성격을 소유하신 분이셨다. 코디님을 따라 모로코에 도착한 첫 날, 버스에 올라 호텔까지 가는 동안 창 밖의 모로코를 바라보았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은은한 가로수 불빛과 바람에 흔들리는 종려나무들을 바라보니 정말 내가 모로코에 와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의외로 개방적인 이슬람국가, 모로코>

이슬람 국가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hijab)을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 모로코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은 의외로 히잡이나 눈만 보이는 니캅(niqab)을 쓴 여성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었다. 작년에 요르단에서 해외봉사를 할 당시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히잡을 쓴 모습을 보았는데 모로코는 이에 반해 많은 여성들이 머리 스타일을 자유롭게 하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로코의 모습을 통해서 모로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코디님께 ‘모로코에서는 히잡을 쓰는 게 의무가 아니냐’고 여쭤보니 모로코에서는 다른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와 달리 강요하지 하셨다. 아직도 많은 이슬람 국가가 여성들의 교육 수혜와 사회 진출을 막고 있는데 반해 모로코는 오히려 경제발전을 위해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만난 모로코 여성들 대부분이 매우 교육수준이 높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히잡이 여성들의 종교적 의무사항으로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상징으로 알려져 온 것과 달리 모로코에서는 히잡은 하나의 자신의 종교신념을 나타내는 자유의 상징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의 일부라고 한다.

따라서 모로코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서 지금까지 이슬람 국가는 무조건 히잡이 의무일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확실히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각각 뚜렷한 특징을 가진 모로코 4대 도시>

모로코의 4대 도시로 라바트, 카사블랑카, 마라케쉬 그리고 페스가 있다. 작년 대표단들은 이 4대 도시를 모두 방문했으나 올해 우리들은 가장 역사가 깊은 도시인 페스를 일정상 가지 못했다. 하지만 라바트, 카사블랑카, 마라케쉬 이 세 도시들은 각자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임은 분명하다.

우선 라바트는 모로코의 공식적인 수도로써 왕국이 있는 정치 수도이다. 라바트에 있는 동안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카스바 우다이아(Kasbah des Oudaias)라는 곳이다. 그리스 산토리니섬에 온 것처럼 골목의 벽, 건물의 지붕이 전체적으로 지중해 푸른 바다 빛을 띠고 있었다. 모로코에서 가장 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었다.

카사블랑카는 라바트에 이은 모로코 제 2의 도시로써 경제 도시로 알려져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무역항을 가진 도시이면서 부산과 자매도시인 곳이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카사블랑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과 LG도 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카사블랑카에서 방문했던 주요 명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핫산 2세 모스크(Hassan II Mosque)이다. 핫산 2세 사원은 모로코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모스크인데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내부는 2만 5천명, 사원 밖의 광장에서는 8만 명이다.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임을 수용 인원만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마라케쉬는 모든 건물이 붉은 색으로 되어 있어서 ‘붉은 도시’라고 불리며, 종려나무가 많은 탓에 ‘종려나무 도시’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마라케쉬에 가면 꼭 가야한다는 제마 엘프나 광장(Djemaa el Fna Square)은 마라케쉬에 있는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이다. 제마 엘프나는 온갖 신기한 것들을 종합해서 모아놓은 선물세트 같았다. 광장에는 곡예사와 뱀 장수, 모로코 전통 물장수들이 가득했고 광장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쳤다. 또한 제마 엘프나에는 많은 상점들이 있는데 그 수가 엄청나고 길이 복잡해서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특히 제마 엘프나의 묘미는 바로 ‘흥정’이다. 모로코 상인들은 외국인들에게 현지인에게 파는 가격의 2배는 기본이거니와 심하면 10배까지도 불려 일명 바가지를 씌운다. 하지만 우리들은 시장에 가도 무조건 ‘깎아주세요’말하는 한국인이 아닌가. 결국 우리들은 모로코 상인들과의 심리전에서 이겨 제법 싼 가격에 원하는 물건들을 살 수 있었다.

 

 

  

<모로코에 흘러 나오는 강남 스타일>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모로코에서도 한류가 정말 인기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우리 팀원들이 갈 때마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를 말하는 모로코 사람들도 많았고 가게와 식당에서 K-POP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로코에 있는 동안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의 건물과 간판을 많이 보았으며 모로코 친구들의 핸드폰도 대부분 삼성을 쓰고 있었다.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카사블랑카에 있을 때 트램을 타기 위해 핫산Ⅱ대학교를 지나던 중에 어떤 여대생이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우리에게 뛰어왔다. 그 친구에게 어떤 가수를 제일 좋아하냐고 물으니까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sorry sorry)춤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한류로 인해 뜻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게 되는 것을 보니 한류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임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카사블랑카에 있을 동안 우리에게 카사블랑카의 주요 장소를 소개해주고 일정을 함께한 아이샤(Aicha)라는 친구는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단이 카사블랑카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서 온 친구였다. 아이샤는 한국에 정말 관심이 많은 친구였는데 나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요즈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나한테 몇 가지 간단한 한국말을 가르쳐달라고 하기도 했다. 한국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샤는 11월 달 초에 한국으로 올 예정이라고 하니 얼마나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지 알 수 있다.

 

 

 

<한국의 독도 그리고 모로코 사하라>

우리 팀은 모로코에 파견 전에 반크(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에서 한국홍보자료 물품을 신청해서 모로코에 가져왔다. 그래서 라바트에 청소년 센터에 방문했을 때 센터장님께 반크 자료집과 선물을 전달했는데 센터장님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바로 우리가 드린 세계 지도에 모로코의 땅 일부인 사하라 사막이 서사하라라고 모로코와 분리되어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구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원들은 만약 센터장님께서 지적해주시지 않았다면 모로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실수를 되풀이 했을 것이다. 우리들은 센터장님께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고 센터장님은 많은 세계 지도에 그렇게 표기되어 있는 게 너무 아쉽다며 우리에게 서사하라가 아니라 ‘모로코 사하라’라고 표기된 지도가 모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려지길 원한다고 하셨다.

이러한 실수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간의 영토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세계 사람들에게 홍보하기를 원하면서 상대 나라의 영토 문제를 미리 숙지하지 못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외국 친구들이 우리들에게 독도가 다케시마라고 써있거나 동해가 Sea of Japan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지도를 보여주었다면 분명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다음부터 어떠한 나라에 가게 된다면 그 나라의 충분한 정치•외교 문제들을 숙지하고 가야겠다고 반성하게 되었다.

 

  

 

 

<4개 국어를 하는 모로코 친구들>

모로코에 와서 개방적인 모습 외에도 놀랐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모로코 사람들의 교육수준이었다. 모로코는 아랍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난 친구들의 대부분이 프랑스어를 사용했고 그 밖에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모로코에서 만난 2012년 모로코 청소년 대표단 친구한테 이런 질문을 했었다. “모로코 사람들은 다들 너무 똑똑한 것 같아. 어쩜 그렇게 다들 기본적으로 3-4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 그랬더니 그 친구는 모로코는 아랍어가 공용어이고, 프랑스어는 아랍어 만큼 많이 사용된다고 했다.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프랑스어를 상용어로 가르친다고 하니 모로코의 교육열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문맹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언어사용에 있어 빈부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모로코 청소년 대표단으로 한국에 파견되었던 친구들은 모두 모로코에서는 엘리트층에 해당되는 친구들이었다. 부유층에 해당하는 모로코 사람들은 아랍어, 프랑스어는 기본이고 영어, 제 2외국어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이 있으나 일반 서민층은 아랍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데 그나마 프랑스어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언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모로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언어에서도 빈부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씁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열정이 넘치는 마라케쉬 청소년 친구들과의 첫 만남>

모로코에 있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친구들은 마라케쉬에서 만났던 청소년들이다. 원래 일정에 잡혀 있던 아가디르 일정이 취소되면서 마라케쉬에 2일을 더 머무르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일정 변경에 우리 팀원들도 당황했지만 무엇보다 당황하신 분은 현지 코디님이었다. 아가디르 떠나기 직전 날 자정이 되어서 듣게 된 소식이라서 누자 코디님은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일정을 조정하시느라 애를 많이 쓰셨다. 원래 마라케쉬에서는 청소년 센터 방문 일정이 없었으나 누자 코디님이 급하게 섭외를 하셔서 그날 오후 그리고 다음 날에 방문 일정이 잡혔다.

 

 

 

 마라케쉬 청소년 센터는 라바트 센터보다 규모가 작았다. 청소년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친구들이 있는 방에 들어갔는데 매우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우리 팀원들은 모로코 친구들 사이사이에 앉았고 초면이라 약간의 어색함이 흘렀다. 하지만 어색함도 잠시 모로코 친구들이 주체가 되어 게임을 진행했고 우리 모두 참여하게 되었다. 모로코 친구가 아랍어로 말하면 누자 코디님이 프랑스어로 통역해주시고 통역담당언니가 또 다시 한국어로 통역해주는 릴레이 통역으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연기게임을 했는데 앞에 놓여진 의자에 한 명이 번갈아 앉으면서 웃다가 갑자기 정색하고 슬픈 연기를 하는 일종의 감정 표현을 테스트하는 게임이었다. 모로코 친구들은 센터의 연극부에 속해있는 친구들이라서 그런지 정말 감정 표현이 풍부했다. 우리 한코팀원들도 그에 못지 않게 감정 연기를 잘했고 서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하하호호 웃었다. 그 다음에는 추리게임을 했는데 내가 뽑혀서 앞으로 나가게 되었다. 앞에 놓여있는 의자를 내가 마음대로 배열을 하고 끝나면 뒤를 돌아서 다른 팀원이 똑같이 배열하도록 지시를 해야 했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 어려웠는데도 불구하고 묘사를 잘해서 완벽하게 게임을 수행했다.

게임 시간이 끝나고 모로코 전통 디저트 그리고 민트티와 함께 모로코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곳의 친구들은 모두 개성이 넘치고 매우 열정적인 친구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친구는 Yassine Laqlida라는 친구인데 가장 많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내가 올해 1월 한달 동안 뉴질랜드에 있었다고 말하니까 그 친구는 스위스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위스 FC바젤에 소속되어 뛰다가 모로코로 비자 때문에 돌아왔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몇 가지 간단한 한국말을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새 가야 될 시간이 되어서 서로 페이스북 주소를 주고받고 내일 보자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평생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해준 마라케쉬 청소년 친구들>

마라케쉬 센터에 다시 방문했을 때 우리 한코팀과 모로코 친구들은 첫 만남의 어색함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 벌써 친해져 있었다. 전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야신(Yassine)은 내가 오자마자 반갑게 맞아주었다. 한코팀과 모로코 친구들은 모두 첫 날 만났던 방이 아닌 좀 더 넓은 방으로 옮겼다. 바로 우리가 한국에서 열심히 준비해온 공연을 모로코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모로코 친구들은 의자에 둘러앉아 우리들의 공연을 기다렸다.

첫 공연은 부채춤으로 진행했다. 한코 여자팀원들 모두 단아하게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모로코 친구들이 ‘Belle(아름다워)!'이라고 외쳤다. 노래가 틀어지고 우리는 준비한 대로 열심히 했으나 내가 앞에서 동작 실수를 했고 팀원들 모두가 나를 보고 따라하는 바람에 틀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다른 동작으로 대체해서 실수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모로코 친구들은 우리들이 부채춤을 추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부채춤이 끝나고 아모라(Amora)라는 친구가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연신 칭찬을 해주었다.

부채춤이 끝나고 한코팀의 김준한 단원이 아리랑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아리랑의 구슬픈 선율이 모로코 친구들에게도 신선했는지 연주가 끝나고 나자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 강남 스타일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공연을 하면서 모로코 친구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고 같이 말춤도 추었다. 한류가 얼마나 세계적인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한코팀의 공연이 끝나고 나서 모로코 친구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도 추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내가 모로코에 있는 동안 자주 들었던 ‘khaled-C'est la vie'가 나오자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모두들 손을 잡고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하나가 되었다. 국적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지만 음악과 춤이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을 순간 느꼈다.

 

 

 

노래가 끝나고 단장님이 마라케쉬 청소년 센터장님께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을 증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모로코 친구들과 한코팀이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틀 밖에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았지만 그새 너무 정이 들어서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나는 모로코 친구들에게 기념으로 부채춤 때 사용했던 부채를 주었다. 모로코 친구들은 잘 간직하겠다고 말하면서 고마워했다. 모로코 친구들이 우리가 버스 타는 곳까지 배웅해주었는데 가는 동안 야신은 내가 돌아가는 게 너무 아쉽다고 꼭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나는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하자고 하면서 모로코에 꼭 다시 놀러 오겠다고 했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주고받은 후 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마라케쉬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안고 올라탔다.

 

 

 

 

<주 모로코 한국 대사님과의 특별한 만남>

마지막 날 라바트에서 우리 팀원들은 이태호 주모로코 한국 대사님과의 특별한 저녁 식사 시간을 가졌다. 원래는 대사관에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일정상 라바트에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대사님을 뵙게 되었다. 처음으로 뵙게 된 대사님은 첫 인상이 매우 인자하셨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먼저 한코팀이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고 그 다음 대사님께서 모로코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과 모로코 생활 이야기를 해주셨다. 요즈음 모로코에서 한류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일부 한국 마니아 층에 국한되고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좀 더 한류를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알려지도록 ‘모로코 한국사랑 동호회’를 만들어 각종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대사관이 주최하여 태권도 대회를 여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대사님이 모로코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하라고 하셔서 나는 모로코 복지는 현재 어떤 수준인지 여쭤보았다. 대사님께서 말씀하시길 모로코는 많은 사람들의 편견만큼 못사는 나라가 아니라고 하셨다. 정부의 예산 약 30% 정도가 교육에 투입될 정도로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적인 복지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코이카나 태화복지재단 등이 모로코에서 복지관을 설립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한국에게 돌아가기 직전 날 모로코 대사님이 사주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대사님이 직접 해주시는 모로코의 실제적인 사회?경제적인 현황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나를 포함한 팀원들 모두에게 뜻 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사님을 보면서 나 스스로 다시 한 번 꿈에 대해 곱씹어보았다. 승무원을 꿈꾸는 나는 민간 외교관으로써 고객들에게 한국만의 특유의 ‘정()’ 문화를 따뜻한 눈빛과 미소를 통해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후활동 - 끝나지 않은 모로코 교류 이야기>

시끄러운 잔칫상에서 그 와중에도 내가 관심 있는 특정한 이야기는 들린다는 칵테일 효과 때문인지 한국에 돌아와서 뉴스, 신문이나 그 밖에 TV프로그램에 모로코가 나오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집중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으로 모로코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 받을 때마다 모로코에서의 잊을 수 없는 9박 10일 동안의 여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렇게 모로코앓이를 하던 중에 국가간청소년교류공식클럽에서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모로코 청소년 대표단이 한국에 온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8월 25일에 모로코 청소년 대표단 초청 교류가 있을 거라는 공지가 떴다. 나는 한코 단체 채팅 방에 이 소식을 알리고 바로 초청 교류에 신청했다. 그리고 나서 한국에 오는 모로코 친구들은 어떨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초청 교류 날만을 기다렸다.

8월 25일 당일에 모로코 친구들이 머무르고 있는 렉싱턴 호텔에서 초청교류가 진행되었다. 한코팀은 나를 포함해서 4명이 참가했다. 공식적인 행사 진행 전에 청소년교류센터장님과 모로코 단장님의 인사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서 모로코 친구들의 간단한 소개 시간을 가졌는데 대부분 내 또래 대학생 친구들이었고 의대에 다니거나 경제학을 전공하는 등 엘리트들이었다. 모로코 친구들 소개가 끝나고 나도 소개를 했는데 올해 6월에 모로코에 파견되었던 한국 대표단이고 모로코를 아주 좋아한다고 준비했던 프랑스어로 소개를 했다. 미숙한 프랑스어 발음이었지만 모로코 친구들이 잘 들어주었다.

소개시간이 끝나고 모로코 친구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되는 모로코 문화 교실이 시작되었다. 모로코의 지리, 역사, 정치 그리고 음식과 의상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마지막에 모로코 음식을 소개할 때 직접 모로코 친구들이 직접 전통 디저트들을 가져와서 우리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내가 모로코에서 맛 보았던 디저트 맛이랑 똑같았다. 디저트를 나눠준 뒤 모로코 전통 옷인 젤라바와 카프탄을 입은 모로코 친구들이 나와서 소개해주었다. 모로코에서 여성들이 입는 카프탄을 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사지 못했던 아쉬운 기억이 떠올랐다.

문화교실이 끝나고 단체사진을 같이 찍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했다. 모로코 친구들은 무슬림이기 때문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음식도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들로 주문했다. 식당에서 Aida와 Assmae라는 친구들과 친해졌는데 다들 너무 예쁘고 영어도 잘했다.

식사를 마치고 에버랜드로 이동하는 동안 Aida와 같이 앉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1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이야기하는 사이 금방 에버랜드에 도착했다. 에버랜드에서는 팀 별로 움직였는데 나는 Aida, Assmae, Kaoutar, Manal, Omar와 함께 움직였다. 에버랜드가 워낙 넓고 날씨도 그날따라 더워서 모로코 친구들도 지쳐 했으나 모로코에는 없는 놀이기구들을 타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모로코 친구들과 더 많이 타고 싶어도 실제로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모로코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이렇게 사후활동으로 초청교류에 참가함으로써 모로코에서 내가 받은 관심과 환대를 한국에 온 모로코 친구들에게 다시 줄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내가 모로코에서 청소년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은 것처럼 나 또한 한국에 온 모로코 대표단 친구들에게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해주었다는 마음에 뿌듯했다.

 

 

 

<그리고, 남겨진 것들>

모로코 교류는 내 삶의 큰 ‘선물’이다. 교류를 통해 만난 소중한 한코 대표단 팀원들 그리고 모로코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한코 팀원들과 채팅을 주고받고 있으며 서로 시간을 맞춰 모임을 가지고 있다. 또한 모로코 친구들과도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항상 모로코 친구들이 보고 싶다며 모로코에 빨리 놀러 오라고 말하면 당장이라도 모로코에 가서 다시 친구들과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또한 실제적인 국제 경험을 통해서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함양되었다. 실제로 모로코 친구들과 나는 서로 다른 배경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이 서로 친구가 되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상대방을 하나의 고유한 인정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르다는 점으로 인해 그 친구들에게 더 배운 것이 많았다. 가령 종교적으로 볼 때 나와 모로코 친구들은 달랐지만  그 친구들에게 듣는 이슬람의 문화, 라마단 그리고 꾸란 등을 통해 오히려 이슬람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가져야 할 능력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국제적인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능력들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청소년 때 경험하는 국제교류이다. 청소년 시기의 특별한 경험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고 꿈을 이루는 큰 자산이 된다. 나 또한 모로코 국제 교류 경험을 통해서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실제적인 것들을 배웠으며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When a person really desires something, all the universe conspires to help that person to realize his dream.(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간절히 바란다면 온 우주가 그 꿈이 실현되도록 도울 것이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책 중 한 구절이다. 많은 친구들이 ‘국제 교류에 가려면 스펙이 뛰어나야 되지 않나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제 교류를 통해 얻고 싶은 것들이 분명하고 간절함과 열정이 있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처럼 진실함이 통하게 될 것이다. 나처럼 많은 청소년 친구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가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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