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슬로시티(Slow City), 치앙마이 청소년 탐사대
글쓴이 김승모     소속 대전반석고등학교

날짜 13.06.20     조회 2631

국제활동 경험담 공모전
  •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
  • 2012년 당선작

 

슬로시티(Slow City), 치앙마이 청소년 탐사대

 

 

여행전, 함께 여행할 친구들, 태국을 배우다.

2012. 1. 22-여행 참가자들의 첫만남과 태국 배우기

면적: 514,000km²

수도: 방콕

국제전화 국가번호: 66

인구: 6,500만 명

통화: 36.89= 1B(바트)

여행 시기: 성수기 11-2, 비수기 3-6, 우기 7-10

유용한 표현: 싸왓디(안녕하세요), 라껀(안녕히 가세요), 캅 쿤(감사합니다)

 

치앙마이 여행을 떠나기 전 이번 여행을 통해 한국의 불교와 태국의 불교문화를 접하고, 소수민족 카렌족 마을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태국의 전통문화와 현재 국제적 공통 관심사인 환경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우리공정여행가들은 태국이 어떤 나라인지, 민주주의의 험로, 급변하는 경제와 정치, 국민성, 인구, 종교, 전통음악, 건축, 환경, 야생동물, 환경문제 등에 관련된 교육을 통해 태국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준비는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를 흥분하게 했다. 그리고 카렌족 마을 친구들을 위해 여행 준비기간 동안 헌옷과 학용품을 우리 손으로 직접 모으고, 우리들을 알릴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1일차 : 한국의 불교를 만나다

2012년 1월 30일 월요일

 

우리들의 유쾌한 공정여행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우리는 먼저 불교국가인 태국에 바로 입국하기 전 우리나라의 불교와 태국의 불교문화를 비교하기 위해 공주 마곡사에서 1박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마곡사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꼬르륵, 우리의 첫 일정은 마곡사에서 스님들과 보살님들이 정성껏 가꾼 유기농 채소로 차려진 점심을 먹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평소에 집에서 먹던 밥과는 달리 온통 채소밭에다 나물……. 그러나 밥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우와~하고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평소에 느껴보지 못했던 그 자연의 맛이란, 절에서는 음식을 남기는 행위가 죄악이라고 생각해 밥을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박박 긁어서 끝까지 다 먹어야 했다.

스님들과 보살님들이 힘들게 가꾼 쌀과 야채를 우리가 남긴다면 그분들에게 예의가 아닐 것이다. 일상에 돌아가서도 가능한 꼭 실천해야 할 부분이다.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한 스님이 나를 보시더니 어딘가로 데려가셨다. 그 곳은 책들이 가득한 서고였는데 스님께선 여드름이 많은 내 얼굴을 보시고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책을 몇 권 소개시켜 주셨다. 그리고 피부에 대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처음 보는 나에게 이런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좋은 책도 소개시켜 주시다니,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분은 마곡사의 주지스님이셨고 다른 사람들은 그 분 뵙기가 참 힘들다던데 내게 좋은 기회였다.

이게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우리는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거니셨던 솔바람 길을 걸어보았다. 김구 선생님께서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마곡사로 들어오셨는데 이곳에서 상투를 자르셨다고 한다. 실제로 그 터가 남아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상투를 자르실 때 이곳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셨다고 한다. ‘신체발육 수지부모’라는 말도 있는데 오죽하셨을까…….

잠시 후 우린 법당에 들어가 108배 체험을 했다. 끝까지 하지는 못하고 54배까지 했는데 절을 하니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도 정리되고 운동도 되었다. 말하자면 일석이조라고 해야 할까? 고된 절을 마친 후 절의 스님을 알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님 앞에서 1시간동안 마음을 비우고자 묵언수행을 했다. 1시간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부동자세로 가만히 있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그때서야 알았다. 그래도 마음속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자세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질 땐 스님께서 회초리로 여지없이 때리셨는데 아프기도 하고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도 성공적으로 묵언수행을 마친 후 우리는 차를 마시며 스님과의 진지한 대화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불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한 기회가 있었는데 ‘스님은 진짜 고기를 못 드시나요?’ 같은 다소 유치한 질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스님께선 친절하게 일일이 답변해 주셨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식사시간, 저녁메뉴는 꽤 특이했다. 바로 떡볶이. 스님께서도 과연 떡볶이를 먹을 수 있을까 궁금해서 보살님께 여쭈어 보았는데, 그분께서 말씀하시길 돼지고기와 계란이 안 들었으니 먹는데 상관이 없다고 한다. 참 알수록 신기한 불교문화다. 식사 후, 절의 종을 쳐보는 타종체험을 했다. 여섯 박자에 맞춰 종을 쳐야 하는데 방향조절이 안돼서 생각보다 치기 어려웠다. 종을 치며 우리는 해 소원을 빌어보았다. 고등학생이 되는 나는 성적향상과 가족의 건강을 빌었는데 이 모든 소원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절에 어둠이 깔리자 우린 달빛에 의존해 절의 둘레를 따라 걸어보았다. 하늘을 보니 별들이 수없이 놓여 있었다. 도시에선 보기 힘든 별이 이렇게 수없이 놓여 있으니 신기했다.

이렇게 마곡사에서의 템플 스테이를 모두 마쳤다. 바쁜 일상에서의 심난했던 마음이 이곳에 오니, 한결 편안해졌고, 다음에도 마음이 복잡해지거나 그럴 땐 절에 한 번 더 들려 마음을 비우고 가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2일차 : 태국 치앙마이를 만나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드디어 우리 12명의 공정여행가들 태국 치앙마이로 출발!!

공정여행의 원칙, 비행기를 탈 땐 국적 기보단 현지국가가 운영하는 항공사의 항공기를 탄다. 우리가 현지국가의 항공사를 이용하면 여행하는 국가의 사람이 한명 더 고용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해당국가의 경제가 더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태국 국적의 항공기라서 많이 불편할 줄 알았는데 한국 비행기랑 비슷했다. 아니 오히려 승무원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더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태국에 도착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나온 한마디 ‘으 더워~~’ 짐을 찾고 밖에 나오니 YMCA선생님들이 나와서 환영의 의미로 직접 꽃목걸이를 걸어주셨다.

내가 느낀 태국 사람들의 첫인상은 ‘친절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공항에서 바로 샨칸팽에 있는 YMCA 청소년센터로 이동했다. 우리가 이곳에 묵게 되면 숙박비의 일부가 태국 북부지역에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고 한다. 긴 여행을 하고나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점심메뉴는 바로 태국라면, 색깔도 초록색이고 한국의 라면과는 달리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도 한 입 먹어보니 “우와~~” 환상의 맛이다. 배도 불렀겠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전용 렌터카를 타고 ‘왓프라탓도이수텝’이라는 사원으로 넘어갔다. 여기서 또 알 수 있는 공정여행의 원칙. 태국 현지인이 운영하는 렌터카를 탄다. 전세버스를 타는 것보다 더 편히 갈 수 있고 현지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창밖을 보다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 길거리에 국왕 사진이 많이 걸려 있었다.

태국 사람들의 국왕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은 정말 대단해서 국왕사진에 손가락질만 해도 잡혀간다고 한다. 태국,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다. 차는 어느새 높은 산으로 올라가 ‘왓프라탓도이수텝’에 도착. 다시 200여개의 계단을 오르니 황금으로 된 거대한 탑이 보였다. 신발을 벗고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정말 웅장했다. 한국의 절과는 다르게 사원이 산꼭대기에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황금으로 된 거대한 탑이 있어서 훨씬 웅장해 보였다. 많은 스님들과 사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거대한 탑을 향해 예불을 드리고 있었다. 우리들도 한 켠에 서서 같이 예불을 드리고 소원을 빌었다. 산꼭대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태국사람들이 도이수텝에 찾아와 합장을 하고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지극한 신앙심을 느낄 수 있었다.

태국은 우리 나라와는 달리 국민의 95%가 불교를 믿는다. 이정도면 사람들의 일상속에 불교문화가 배여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태국의 인사법을 들 수 있는데 태국의 인사법은 손바닥을 맞붙여서 하는 합장인사를 한다. 그 불교의 힘이 말해주듯 치앙마이의 사원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잠깐 고개를 돌려 산 밑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치앙마이 시내가 한 눈에 딱 들어왔다. 작은 도시에 불과할 줄 알았는데 태국에서 방콕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산을 내려와 저녁식사 후 치앙마이에서 가장 큰 야시장을 둘러보았다. 엽서부터 수공예품까지, 그리고 맛있는 길거리음식까지 거기 다 있었다. 말로만 듣던 바퀴벌레, 전갈 튀김도 있었는데 차마 먹지는 못했다. 중간에 예고 없이 폭우가 쏟아져 난처했지만 즐겁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샨칸팽 YMCA에 돌아와 설레는 치앙마이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내일 우리 공정여행가들은 카렌족 마을로 떠난다…….

 

 

3일차 : 카렌족을 만나다.

2012년 2월 1일 수요일

태국에서 맞는 첫 번째 아침.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차를 타고 바로 카렌족 마을을 향해 출발했다. 카렌족 마을을 가기 전 3시간을 달려 왕실 프로젝트 구역에 잠시 들렀다. 태국 북부 지역에는 타이족 말고도 많은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족에게 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 경제 또한 많이 낙후되어있는데 이를 안 국왕이 왕실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농업을 통해 북부지역 지방경제 활성화를 지도했고 그결과 지금은 많이 상황이 나아졌다고 한다. 국왕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이런 소수민족들까지 포용하는 너그러운 마음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 음식들에도 큰 의미가 있다. 왕실 프로젝트 구역의 땅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야채들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산지에서 직접 식사를 하니 안심도 되고 좋은 경치까지 덤으로 얻었기에 의미 있던 점심시간이었다.

  

 

우리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도이 인타 논’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표지판을 보니 해발 약 2500m, 한라산보다 훨씬 높은 곳에 와 있었다. 이곳이 태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 손으로 만져지는 구름, 안개가 자욱한 것을 보니 높은 곳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조금 더 걸으니 나무들로 가득한 원시림이 보였다.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원시림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계속 있으니까 정말 추웠다.

  

이 추위를 무릅쓰고 본격적으로 카렌족 마을을 향해 떠났다. 1시간 후 드디어 카렌족 마을에 도착!! 내가 TV에서 보았던 카렌족들과는 뭔가 달랐다. 카렌족이라면 목에 링을 걸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 명도 그렇지 않았다. 너무 궁금해서 직접 바디랭기지로 ‘퍼 통’ 이장님께 물어보았다. 그분께서 말씀하시길 지금은 사라진 문화라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서 보았던 카렌족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과장된 면도 없지 않다고 하셨다. 우리는 카렌족들의 문화와 생활을 좀더 가까이서 체험해보기 위해 홈스테이를 했다. 나까지 4명의 학생이 한 집에 머물렀는데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집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불편한 점, 말이 안 통했다. 그 분들은 영어는커녕 타이어도 잘 구사하지 못하셨다. 카렌족들은 카렌족 언어를 사용하기에 우리와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그러나 만국공통어 바디랭기지가 있지 않은가? 계속 바디랭기지로 대화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지고 그분들과 많이 친해졌다. 방과 부엌이 분리된 이층집에다가 모기들까지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몇 시간 있다 보니 저절로 익숙해졌다. 그분들과 직접 저녁을 같이 해먹고, 카렌족 마을에서의 불편하지만 행복한 밤을 보냈다.

  

 

4일차 : 카렌족 마을 학교의 청소년 친구를 만나다

2012년 2월 2일 목요일

카렌족 사람들과 한 방에서 같이 잤던 색다른 아침은 정말 특별했다. 높은 고산지대에 위치한 마을이라 그런지 추워서 입술이 퍼래졌다. 그 분들은 우리보다 먼저 일어나 벌써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다. ‘역시 부지런한 카렌족 사람들’이었다. 카렌족 사람들은 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 일찍 일어난다고 한다. 아침 메뉴는 꽁치 통조림 요리와 태국식 돼지고기볶음. 밥맛이 아주 꿀맛이었다. 카렌족 할머니께서 바나나 잎에 싸주신 도시락을 들고 카렌족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를 향해 걸었다.

옆을 보니 감자도 재배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많은 양의 벼를 재배하고 있었다. 카렌족 사람들은 이곳에서 난 벼로 자급자족을 한다고 한다. 꼬불꼬불 오솔길을 걸으며, 이마을의 산과 들을 만날 수 있었다. 1시간정도 걸으니 소수민족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에 들어가니 12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우릴 환영해 주었다. 학교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좁아 포터들이 우리가 가져간 짐들을 학교 후문쪽으로 이동했는데, 거기서 운동장까지는 한참을 걸어와야했다. 우리가 한국에서 준비해간 헌옷, 과자, 학용품을 우리보다 그친구들이 더 열심히 나르고 있었다.

아이들의 옷을 유심히 보니 종류가 다양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속한 부족의 옷을 입고 있었다. 카렌족 아이들은 빨간색 옷, 그리고 몇몇 초록색, 흰색 옷을 입은 아이들도 보였다. 아이들은 전통춤과 노래로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환영식이 끝나고 아이들과 친해질 시간, 친해지는 데는 스포츠만한게 없다. 아이들과 함께 몸을 부딪치며 축구를 하다 보니 점점 우리를 따르고 좋아해주었다. 나는 공격을 맡았는데 골키퍼를 하는 아이가 공을 정말 잘 막았다. 생각 외로 뛰어난 아이들의 축구 실력에 조금 놀랐다. 축구를 안 하는 친구들은 페이스페인팅, 얼굴에 나비나 태극기를 그려줬는데 몇몇 아이들은 서로 먼저 해달라고 싸우기도 했다. 그 밖에도 제기차기, 구슬치기를 같이 하면서 아이들과 추억을 쌓았다.

아이들과 놀 때에는 한 가지 주의할 점, 머리를 절때 쓰다듬으면 안 된다. 머리를 쓰다듬으면 아이들의 신성한 영혼이 더렵혀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축구하면서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아이 머리에 손이 가서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초롱초롱한 아이들 중에는 사시, 언청이인 친구들도 더러 있었는데 전체 학생 중 10%정도 되는 친구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으로서 부모가 마약을 재배하거나 먹었을 경우 부작용으로 아이들에게 장애가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의료적으로 많이 낙후된 지역이기도 해서 간단한 치료로 나을 수 있는 병들이 커져서 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참을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점심 도시락을 먹고 난 후 우리는 친구들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헌옷과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와 학용품 등을 카렌족 친구 한명한명에게 나눠줬다.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가 선물로 무엇을 가져가기를 원하냐고 이메일을 보냈더니, 여기 친구들이 우리가 입었던 옷과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와 공부할 수 있는 학용품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다. 이왕이면 새옷이 더 좋을 텐데 왜 헌옷을 가져다 달라고 했는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헌옷을 받고도 너무나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우리에겐 흔한 볼펜 한 자루였지만 너무나도 소중하게 손에 꽉 쥐고 있는 모습이 더 안타까웠고, 좀더 많이 가져오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이들과 막 더 친해지려 할 때, 아쉽게도 헤어졌다. 아이들 집이 걸어서 1시간은 기본이고 2~3시간을 걸어오는 친구들도 있기에 학교가 다른 곳보다 일찍 끝난다고 한다. 이제 막 헤어져서 아쉽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줬던 그 해맑은 웃음만큼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홈스테이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깜깜해졌다. 저녁식사를 하고 카렌족 사람들과 모닥불을 피워놓고 축제를 벌였다.

어제 만난 ‘퍼 통’ 이장님께서 우리들에게 환영의 의미로 손목에 실을 걸어주셨다. 그리고 뭐라고 중얼중얼 외우셨는데, 우리에게 좋은 일이 깃들길 바라는 기도문이라고 하신다. 카렌족 전통 술도 마셔보고, 감자도 구워먹고, 통기타 연주를 들으며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도 피우며 또 그렇게 하루가 저물어 간다.

  

 

5일차 카렌족 마을 사람과 만나다

2012년 2월 3일 금요일

어느덧 새로운 아침, 홈스테이 집에서 마지막으로 맞는 아침이다. 카렌족 마을을 떠나기 전 마을 지도 그리기를 통해 마을의 구조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지도에는 집 열 채 이상과 건물 다섯 채 이상이 들어있어야 되고, 집집마다 마을사람들 이름을 적어오는 것이 미션이었다. 4개조로 나눠 3명씩 같이 다니면서 얼마 안 되는 짧은 태국어 ‘쿤 츠 아라이 카?(이름이 뭐예요?)’를 연발하며 마을을 자세히 내려다 보면서 마을지도 그리기를 통해 우리는 겉으로만 봤던 마을을 좀더 자세히 보고, 마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니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아쉽지만 카렌족 마을을 떠나야했다. 마지막으로 홈스테이 가족들, 그리고 이장님과 사진을 찍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점심은 가는 도중 길거리 식당에서 태 국식 국수인 똠양꿍을 먹었다. 매콤하고 얼큰한 것이 어묵도 씹히고 숙주나물도 잔뜩 들어 있어 입에 딱 맞았다. 무엇보다 향신료 향을 좋아하는 내겐 최고의 음식이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음료수로 배를 채웠던 탓인지 많이 먹질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다시 이동, 드디어 첫 날 묵었던 YMCA 청소년센터에 도착했다. 저녁은 정원에서 모두와 함께 고기를 구워먹었다. 우리가 직접 고기를 굽고, 태국식 샐러드를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던 저녁이었다. 대나무 통에 쌀을 넣어 떡같이 찐 음식도 먹어보았는데 특이했다.

   

 

이렇게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서 차를 타고 공정무역 백화점으로 갔다. 이곳은 치앙마이 시내에 있는 공정무역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으로 생산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준다는 전제하에 운영된다. 물론 안에는 여러 대형 마트들도 있었다. 그 곳에서 기념품과 물건을 산 후 백화점 문이 닫기 직전 10시에 나와 차를 타며, 그동안 우리를 인솔했던 ‘요’와 우리끼리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YMCA에 돌아와 공정무역 백화점으로 본 태국의 경제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여행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태국은 이미 공정무역 상품들에 대한 인식과 판매방식들이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체계화 되었으며,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 같은 회사에도 현지 유기농 커피의 생산과 판매를 의무적으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공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공정무역 상품이나 협동 조합 상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고,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같은 의식있는 청소년들이 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아야 대기업의 자본축척을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1시, 태국에서의 마지막 밤은 우리들의 수다소리와 함께 저물어갔다.

 

6일차 : 치앙마이 전통, 문화와 만나다

(2012년 2월 4일 토요일)

아쉽지만 오늘은 태국에서의 마지막 날, 새벽 장을 보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새벽인데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침 만들 재료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망고를 산 후 YMCA에 돌아와 식사를 준비했다. 메뉴는 한국의 제육볶음과 비슷했다. 내가 만들어놓고 너무 맛있어서 후딱 세 그릇이나 해치웠다.

 

 

 

밖을 보니 두 대의 이상한 지프차가 와 있었다. 이름은 쏭테우라고 한국의 택시라고 보면 된다. 천장을 두 번 툭툭 치면 차가 알아서 멈춘다고 한다. 오늘은 렌터카 대신 두 대의 쏭테우를 타고 이동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태국의 전통 우산을 만드는 집. 이곳은 3대째 우산을 만드는 장인이 운영하는 공방인데, 여행가들은 여기서 자신만의 우산을 만들기에 열중했다. 심혈을 다해 그렸지만 물감이 번져 결국 망한 작품이 되고야 말았다. 그래도 내가 만든 하나뿐인 우산이 맘에 든다.

  

 

점심을 먹으려 YMCA에 돌아오니 웬 포장마차가 있었다. 그리고 못 보던 아이들까지 보였다. 알고 보니 오늘이 아이들 수업 받는 날이다. 우리로 말하면 토요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태권도도 배우고 다양한 수업도 받고 있었다. 그 곳에는 우리 또래 친구들도 보였는데 우리보다 훨씬 성숙해 보였다. 이 친구들은 중학생 정도 되면 부모님이 통학하라고 오토바이를 한 대씩 사주신단다. 참 우리와 다른 재미있는 문화다. 한국에서 우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한다면 과연 뭐라 생각하실까? 웃음이 나온다. 우산을 만들었으니 이젠 우산을 구경할 차례, 쏭테우를 타고 10분정도 달리니 치앙마이 우산 박물관이 보였다. 그곳 우산은 코끼리 똥으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가까이 보니 별로 티나지는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우산이 이곳에 있다고 하던데 특별한 날이 아니면 공개를 안 한다니. 아쉽다. 기념품가게며 온통 우산천지였다. 동네 전체가 우산가게들이 가득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고급우산이 오히려 편리한데도 불구하고 장인들이 우산을 계속 만들고 이런 동네를 형성해서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참 인상깊었다.

  

 

박물관 관람 후 YMCA로 다시 돌아와 정원에 나무심기 활동을 벌였다.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묘목을 심었다. 우리의 여행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의미로 여행가들은 나무를 심기로 했다. 우리의 작은 실천 하나로 지구가 하루빨리 웃을 수 있길 바라면서 기쁜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다. 한국에서도 많이 해보지 않은 활동들이 하나둘씩 의미를 부여하며 활동하며 일상에서 노력해야 할 것임을 마음에 새겼다.

 

  

저녁엔 태국 현지 학생들과 야시장에 나가서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였다. 우리가 영어로 말하면 태국 친구들이 번역해주는 식으로 캠페인을 벌였다. 지구온난화를 예방하자는 의미로 길바닥에 메시지를 적어달라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고, 기념촬영도 함께 해줬다. 시민들이 참여를 잘해주어서 성공적으로 캠페인을 마칠 수 있었다. 캠페인을 마치고, 야시장인 워킹스트리트를 둘러보았다. 샨칸팽 ‘워킹스트리트(Walking Street)'는 빼어난 손재주와 독특한 문화로 아시아에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토요일마다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워킹스트리트가 열리면 수많은 수공예품과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눈으로, 손으로, 열정으로 거리문화를 즐긴다고 한다. 그거리를 둘러 보면서 태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경제모델과 문화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캠페인 활동을 끝으로 우리의 일정은 막을 내렸다. 낯선 여행자들을 반겨주었던 카렌족 사람들, 우리와 모든 일정을 함께했던 태국 사람들 모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치앙마이 YMCA의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스텝을 지원받았는데 태국 YMCA는 태국 북부 및 라오스 등지에서 활동하는 국제 NGO이다. 보통 사람들은 YMCA가 기독성에 기반을 두고 그에 관련된 활동을 한다고 오해하나, 대부분의 국민이 불교를 믿고 살아가는 태국에서는 그런 보편적인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치앙마이 YMCA의 스텝들은 대부분 불교를 믿고 살아가며, 선교사들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커뮤니티 개발 사업 등에 힘을 쏟았던 YMCA의 공익성에 매료되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치앙마이 YMCA는 기본적으로 태국의 북부 유기농 농민조합, 매조 대학의 지역기반관광학과, 태국 북부 개발재단 등과 열악하고 차별받는 태국 북부지역에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은 단순한 지원사업과는 차별성을 두는데, 외국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이용해 정부 지원이 불가능한 공부방 사업을 싼 가격에 운용하고, 대체에너지를 공급해주되 거기서 절약되는 돈을 다시 교육사업에 투자하는 등의 실용적인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며, 공감만세와 치앙마이 YMCA는 공정여행 사업을 통해 태국 북부에 자리 잡은 여러 소수민족들과 만나고, 그들과 섞이고 길 위에서의 배움을 추구하는 모델로써, 나오는 수익으로 이들 커뮤니티의 뿌리를 든든하게 하는데 구심점이 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 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소수민족 결구(언청이) 아이들의 수술 프로젝트로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되어 자기 삶을 살 수 없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설명을 듣고, 우리 청소년여행가들은 여행기간동안 쓰고 남은 태국돈을 모아 수술비에 보태기로 했다. 그리고, NGO단체나, 국제기구 등에서 일하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좀더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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