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희망을 심다! - ‘환경과 빈곤’ 인식 증진을 위한 청소년 해외테마체험
글쓴이 염지원     소속 이대부속고등학교 3학년

날짜 11.05.03     조회 2988

국제활동 경험담
  •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
  • 2011년 4월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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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환경과 빈곤' 인식 증진을 위한 청소년 해외테마체험

  • 염지원
  • 이대부속고등학교 3학년
  • 2010년 8월 5일 ~ 12일

나는 국제기후난민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운 좋게도 어린 나이에 꿈을 찾아 이것저것 많이 경험하고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환경과 빈곤 인식 증진을 위한 청소년 몽골 해외테마체험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보는 순간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너무나 간절하게 지원서를 써내려갔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나의 진심은 통했고 이번 해외테마체험에 참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학업에 치이며 사는 고등학생이다보니 정작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지는 못했다. 푸른아시아에서 준비해주신 사전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빠지고 준비도 많이 못해서 출발하기 전, 걱정이 조금 되었다. 그리고 낯선 다른 참가자들이 너무나 불편했다. 큰 꿈을 품고 시작했으나 출발하기 전 나는 근심에 가득 차있었던 것이다.


# 여기는 몽골…!

밤이 되어서야 드디어 몽골에 도착했다. 아직은 어색하기만 한 참가자들, 낯선 공기, 낯선 말소리, 낯선 냄새.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름이라기엔 너무나 차가운 공기가 가장 낯설었다. 모든 낯선 것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어두운 밤이라 달리는 창 밖으로는 많은 것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몽골만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몰아치는 바람을 온 얼굴로 맞으며 생각했다. '이제 시작이구나…!'

# 몽골은 지금

강이 있던 자리

몽골은 심각한 사막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90%의 국토가 사막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동할 때 창 밖을 내다보면 강이 있던 자리가 바짝 말라있는 것을 많이 본다. 처음에는 그냥 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실냇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강이 있던 자리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해주신 간사님께 여쭤보니 역시나 그 자리에 강이 흘렀다고 한다. 과거 존재했던 많은 강들의 대부분이 말랐고 몽골의 젖줄인 톨강 역시 계속 말라가고 있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또 가는 곳마다 쩍쩍 갈라진 땅을 보자니 심각한 사막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앙상하게 드러난 버드나무의 뿌리

이런 사막화의 심각성을 더욱 깊이 있게 알아보고 몽골에서 하고 있는 노력들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하얼벡 박사님의 연구소를 찾아갔다. 연구소가 위치한 곳은 몽골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곳으로 징기즈칸의 고향이기도 하단다. 이 곳은 원래 강과 호수가 많았던 곳으로 사막화의 시작점이자 세계의 스텝 지역 중 가장 사막화가 많이 진행된 곳이라서 여기에 연구소를 지은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도 설명하셨다. 위에 있는 사진은 버드나무의 뿌리이다. 버드나무는 원래 습기가 많은 곳에 서식하는 나무로 주변에 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지금은 강이 메마르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메마른 뿌리만 남아있다. 원래는 박사님이 손으로 가르키고 있는 부분까지 흙으로 덮여있었다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사진은 다른 곳에 위치한 버드나무의 사진으로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지키기위해 현재를 사는 사람이 되자는 하얼벡 박사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현재를 말하자

하얼벡 박사님의 연구소에는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많은 노력이 깃들여져 있었다. 한꺼번에 많은 식생들이 넓은 지역에 걸쳐서 자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사님께서는 이 구역에서는 어떤 식물이 사는지는 물론, 어떤 방법으로 키운 것인지까지 완전히 다 알고 계신 것이 신기했다. 위 두번째 사진은 비닐 포트에 나무싹을 키우고 있는 것인데 처음 보는 것이어서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열심히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박사님은 과거의 아픔이 묻어있는 땅에서 지금 할 수 있는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셨다.

한편, 사막화는 실제로 많은 몽골 유목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자이승 전망대에서 바라본 몽골의 모습에는 기후난민의 아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심각한 사막화로 많은 몽골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사막화로 인해 땅들이 점점 가축들에게 먹일 풀이 없어지자 유목민들은 점점 도시로 모여든다. 이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서 도시에 정착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도 구할 수 없고 전기도, 물도 제공되지 않는 '불법' 게르에서 생활한다. 정부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며 몽골 지식인들도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사막화의 원인에 그들의 잘못된 유목 방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입장은 그렇다해도 깨어있어야 할 지식인들의 인식마저 이렇기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유목민의 책임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그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고 정부 차원의 사회 구조적 제도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사회건 무지와 무능으로 인해, 또 비자의적 현상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이들을 지원할 의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인식조차 미미한 상황이니 조금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제는 내가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사회에서 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더 늘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자 책임감과 의무감을 다시 한번 크게 다가왔다.

# 그들의 삶

몽골은 문화가 풍부하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자부심이 강한 나라이다. 대륙의 민족이고 자연의 품에서 자라다보니 사람들이 긍정적이고 강인하다. 작은 아기(약 3살정도)가 고양이를 움켜쥐고 던지는 모습을 보니 기절할 뻔했다. 이 사람들의 기개와 문화를 느낄 계기가 있었다면 바양고비에서 보았던 나담일 것이다. UNDP 아시아 사무소 담당자가 몽골을 방문해 환영하는 의미로 열린 미니 나담에서는 몽골의 3대 경기인 씨름, 경마, 활쏘기가 이루어졌다. 씨름을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이 전설의 새를 흉내내는 의식을 하는 데 그때의 긴장감이란 말로 할 수 없었다. 바로 이어서 활쏘기 경기를 했는데 몽골인들이 너무 활을 쉽게 잘 쏘길래 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음으로 UNDP 관계자가 활을 쏘는 모습을 보자 정말로 이 사람들이 강인한 대륙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에 시력이 좋아 과녁의 작은 구멍으로도 뒤쪽에 사람이 움직이는 것도 보인다고 하니 정말 경이로웠다. 자연에서 태어나고 또 그 자연을 사랑하는 강인한 몽골인들을 보면서 나도 한국인으로서의 나 자신을 한번 뒤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우리는 주로 몽골인들의 전통 가옥이라고 할 수 있는 게르에서 머물렀다. 유목문화의 특성상 집은 이동성이 좋아야 하기에 천막 형태로 되어있는 게르는 정착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동시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이기에 불편하기도 했다. 일단 게르는 천막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3도까지 내려가는 몽골의 추운 밤을 견디기에는 너무나 부실했다. 그래서 게르의 중앙에는 장작을 넣어 불을 피는 난로가 있다. 현지인들은 불이 꺼지지 않게 잘 조절을 하던데 우리는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잠만 들었다하면 불이 꺼져서 8월달에 오한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잠자리가 너무 추웠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다음 밤은 불을 꺼트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 만남

몽골 현지 학생들과의 어색한 첫만남

우리는 바양노르에 있는 푸른아시아 조림장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할 몽골 현지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 서로 맴돌기만 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친구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몽골 친구들은 소박하고 마음씨가 착해서 쭈뼛쭈뼛대는 나에게도 먼저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고 말을 걸어주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나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와 가장 닮은 민족, 가장 소박한 마음을 품고 사는 그들을 만난 우리는 설렘에 몽골어로 이것저것 이야기해보았지만 발음 체계가 우리와 완전히 달라서 조금 애를 먹었다. 생각보다 높은 언어의 장벽에 고생을 했지만 마음의 벽은 전혀 없었기에 진심을 나누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힘겨운 삶을 보여주는 12살 아이의 손

이 손은 한 현지 학생의 손이다. 12살이 된 이 아이는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손이 주름 투성이었고 손가락은 굽히지도 못했다. 아직 12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인데 그들의 힘겨운 삶이 녹아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아직은 맨들맨들한 피부에 펜을 잡고 있어야 할 나이인데도 주름투성이 손에 삽을 잡고 있는 아이가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언제나 주어짐 자체에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만 늘어놓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아이가 나중에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가장 큰 꿈을 이룰 수 있었으면, 이 주름투성이 손만큼 나중에는 조금만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기를 빌었다.

정말이지 몽골은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희망이 되자

일정을 모두 끝내고 아쉬운 마음에 다 같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좋아하는 몽골 친구들 덕분에 즐겁게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소박한 마음에 정이 많은 아이들, 이 대륙의 희망을 만났다는 생각에 함께 있는 시간 내내 마음이 들떴고 나 역시 무엇이든 열심히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우리는 이 세상의 희망이 되자!

# 대륙을 어루만지는 손들

긴 시간의 이동을 마치고 드디어 바양노르솜의 푸른아시아 조림장에 도착했다. 이번 테마체험의 핵심 활동인만큼 기대에 부풀었다. 현재 조림장의 규모는 38ha로 굉장히 크며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나무는 현재 두가지 종류를 주로 심고 있는 데 포플러 나무와 비술 나무였다. 포플러 나무는 굉장히 자라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비술 나무는 건조한 기후에 잘 자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나무들이 조금만 있으면 이 광활한 초지에 심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신기했다. 그러나 놀라움과 신기함은 잠시, 우리의 첫 임무가 주어졌다. 나무를 심을 구멍을 파는 것이었다.

삽질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게다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바람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는 삽도 마음대로 잘 안 움직이고 구멍도 내가 생각하는 대로 잘 파져서 짜증도 났지만 점점 한 삽씩 퍼서 나를수록 기술이 생기고 힘도 붙었다. 그러다보니 구멍이 굉장히 잘, 그리고 빨리 파졌다. 그래서 같이 와주셨던 푸른아시아 간사님께도 삽질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다. 심지어 우리 팀은(팀을 나누어서 일정을 진행했다.) 가장 빨리 목표량에 도달해서 남들이 일할 때 쉬는 영광도 차지했다. 대략 두시간정도 열심히 구덩이를 팠을까, 그 넓은 땅에 수십개의 구덩이가 파여있었다. 이 자리에 이제 나무가 심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뿌듯했다. 건방지지만 참된 노동이 무엇인지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 그리고

너무나 짧았던 6박 8일,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일이 있어서 다 이야기하려면 20페이지는 족히 나올 것 같아서 이것도 빼고 저것도 빼고 하니 정작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운 글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몽골에서 나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것들을 얻어왔으니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국제기후난민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우리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고 이에 따라 기후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의도, 그 어떤 특성화된 지원도 전무하다. 물론 일시적인 재해로 인해 난민이 된 이들에게는 긴급구호라든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특성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방금 말했듯이 지금은 그들에 대한 기본적 정의조차 없는 상태이며 난민으로 분류도 되지 못하고 있다. 암울한 현실이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정말 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사실 사막화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많이 두고 있지 않았다. 주로 해수면 상승이나 지구온난화, 그에 대한 대책들을 주로 공부하고 남태평양의 기후난민들에 관심을 쏟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사막화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이유로 생겨난 기후난민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계기를 얻었다. 그리고 조금은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기후난민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말하고 다니던 내가 기후난민의 단편적인 부분만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닌가, 공부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반성하게 되었다. 또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함께해서 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기서 얻은 소중한 인연들이 계속 되길 바라며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에 더욱더 감사한다. 꿈에 가까워졌던 나의 6박 8일,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 시간이 나의 큰 자양분이 될 것을 지금도 알기에 아직도 가슴이 뛴다. 앞으로도 희망을 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이만!

프로그램
몽골 ‘환경과 빈곤’ 문제의 인식 증진을 이한 청소년 테마체험
주관기관
여성가족부, (사)푸른아시아 (http://simin.org)
참가국
몽골
기간
2010년 8월 5일 ~ 12일(6박 8일)
비용
90 만원
TIP
몽골은 고위도 지역이어서 여름에도 쌀쌀합니다. 두꺼운 겨울용 점퍼와 긴 바지를 꼭 챙기세요!
간단한 가디건과 물티슈, 모자 등을 챙기는 것도 자외선과 흙바람을 차단하는 데에 효과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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