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슬프지만 행복한 그 곳, CITY OF JOY - INDIA, KOLKATA, Mother Teresa's House
글쓴이 홍지선     소속 한국외대 독일어통번역학과

날짜 10.12.03     조회 3818

국제활동 경험담
  •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
  • 2010년 11월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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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행복한 그 곳, CITY OF JOY]

- INDIA, KOLKATA, Mother Teresa's House

  • 홍지선
  • 한국외대 독일어통번역학과 4학년
  • 2009년 7월 3일 ~ 14일 / 2010년 6월 23일 ~ 7월 18일

'가난한 사람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인도의 콜카타는 죽음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하고 비참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테레사 수녀님은 바로 이곳에서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버림받은 사람들을 찾아가 예수님을 섬기듯이 사랑하고 봉사했다.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곳에 자기를 던져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며, 절망한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
오늘날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랑의 실천에 전염되어 이곳을 찾고 있다.

 

'니르말 흐리다이' (순결한 마음의 장소)
- 죽어가는 사람들의 집, 칼리가트

테레사 수녀님은 길 위에서 짐승처럼 죽어 쓰러진 사람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어느 날 거리에서 구더기가 몸을 파먹은 한 여인을 데리고 왔는데, 그녀를 침대에 눕히자 수녀님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는 얼굴에 아름다운 미소를 흘리며 '감사해요'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에 많은 것을 느낀 테레사 수녀님은 이 죽어가는 사람들이 최소한 사람답게 마지막을 맞이하도록 노력했는데, 바로 그 결실이 '니르말 흐리다이'이다. 캘커타의 칼리(Kali)신전 옆에 있는 건물에 있기에 그 이름을 따서 사람들은 이 후 그곳을 칼리가트라고 부르게 되었다.

내가 처음 이곳을 찾게 된 이유는 작가 조병준씨의 책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를 통해서였다. 조병준씨는 그의 젊은 시절, 오랜 기간 동안 이곳에서 마더테레사 수녀님의 발자취를 따라 봉사했던 청년이었다. 이제는 그분의 책을 읽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는데 나도 그 중 한 명 이었던 것이다.

사실 작년 6월 말, 기말고사를 마치고 미리 신청해 놓았던 워크캠프를 하기 위해 인도로 떠났다. 그런데 콜카타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마더테레사 하우스에서 봉사하기를 권하였고, 나 또한 관심이 있던 터라 워캠을 포기하고, 다음날 바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여 봉사지에 등록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 절차는 월.수.금 오후 3시에 각 나라 별로 구분하여(영어권 국가, 프랑스, 스페인, 일본, 한국어) 장기 봉사자들이 진행을 한다. 봉사지는 테레사 수녀님이 설립한 약 5~6 곳으로 나뉘는데, 대표적인 곳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칼리카트'와 노인과 중환자들을 돌보는 사랑의 선물이라는 뜻을 지닌 '프렘 단', 장애 아이들을 돌보는 '다야단' 그리고 부모에게 버려진 갓난아이들을 돌보는 '쉬슈바반' 등이 있다.

 

'큰 바다 속의 물 한 방울처럼'

그 중에서 나는 주저 없이 '칼리가트'를 지원하였고, 다음날 오전부터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6시쯤 일어나 준비하고 친구들과 마더테레사 하우스로 걸어갔다. 그곳에서 제공되는 바나나, 식빵, 짜이(우유를 넣은 홍차)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봉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기도문을 읽고, 성가를 부르고 나서 봉사자들은 각자가 선택한 장소로 이동을 했다.
버스로 30분쯤 가면 칼리가트에 도착하는데, 손을 깨끗하게 씻고 앞치마를 두르고 봉사를 시작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빨래와 설거지는 남, 여 봉사자가 함께 하고, 나머지 시간들은 남자봉사자들은 남자 환자들을, 여자들은 여 환자들을 돌보아야 한다.

처음에 내가 마주한 광경은 사실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약 100명 정도의 환자들이 비좁은 침대에 누워 자리에서 대소변을 보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 서있는 나와는 달리 장기봉사자들을 너무나 태연하게 부지런히 움직이며 환자들을 씻기고, 붕대를 감아주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몰래 숨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내가 오고 싶어 했던 그 곳이 맞는지,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에 잠겼다. 나름 봉사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생각할 틈도 잠시, 장기 봉사자가 도와달라고 나를 불렀다. 이들에게서 조금씩 해야 할 것들을 배웠고, 땀을 비오 듯 흘리면서 어느 때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환자들을 만지고 씻기는 것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었고, 배변을 온 바닥에 흘려 놓은 환자를 보고 못 본 체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고 환자들의 얼굴과 이름, 특징을 익히고 나니 조금씩 그들에게 친근감을 느꼈고, 그들도 나를 보면 반갑게 인사를 해주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아침식사를 도왔던 할머니 한 분이 하얀 천으로 덮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짧은 시간에 돌아가신 것이다. 도무지 믿기 힘들었다. 죽음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그곳에선 하루에도 몇 명씩 숨을 거두었고, 시간이 흐르자 나는 무섭게도 그런 일에 담담해졌다.

그리고 단지 빵 한 조각에 굶주린 것이 가난이 아니라, 사랑에 굶주린 것이 무서운 허기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내가 환자들을 위해 한 작은 노력이 큰 변화를 이룰 수는 없지만, 작은 평안을 전할 수 있다면, 그랬다면 그것이 바로 큰 행복 일 것이다.
테레사 수녀님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큰 바다 속의 물 한 방울과 같다'고 했다. 비록 넓은 바다의 물 한 방울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바닷물은 그 한 방울만큼 모자를 것이라고... 단지 작은 일을 하고 있다고 낙담하지 말고, 오직 작은 일을 큰 사랑으로 하며, 한 때에 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라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한 개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가까워져야 하니까 선한 실천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하신 것이다.

이제 다시,
10시 30분 티타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더 환자들과 이야기 하려 해도 할머니들은 가서 차 마시라고 마구잡이로 우리를 내보낸다. 옥상에는 짜이와 비스킷이 준비되어있고, 우리는 땀을 식히며 짧고 달콤한 30분의 휴식을 즐기곤 했다. 세계 각지에서 온 봉사자들과 통성명을 하고,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작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이 시간에는 마지막 날을 맞은 봉사자를 위해 다 함께 노래를 불러 준다.

we thank you, thank you, thank you from my heart,
we love you, love you, love you from my heart,
we miss you, miss you, miss you from my heart.

아주 단순한 노래이지만, 서로를 위해 불러준 따뜻한 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티타임을 마치고 점심 배식을 하고, 혼자 먹기 힘든 할머니들에게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어주었다. 가끔은 음식이 뜨겁다고, 너무 많다고 혹은 더 달라고 투정 부리고 서로 더 먹으려고 다투기도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어린아이를 돌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 좋은 환자는 노래를 부르고, 나를 자기 옆에 앉혀 계속 알아듣지 못하는 벵갈어로 수다를 떨기도 했다. 환자들은 이러한 나의 아주 작은 수고에도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오히려 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들기 힘들 정도였다.
12시, 매일 이렇게 오전 봉사를 마치고 땀으로 샤워한 우리는 뜨거운 햇살을 뚫고 숙소로 돌아왔다.


1년 후, 다시 찾은 '기쁨의 도시'

일 년 동안 그곳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그리웠다. 4학년 1학기 이번에도 방학을 하자마자 콜카타를 찾았다. 길가에 소와 더러운 풍경과,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했지만, 적어도 나의 마음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4학년 여름방학, 대학생활 중 취업을 앞두고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기에 두 달을 인도에서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도착 다음 날부터 칼리가트에 등록해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봉사를 한 친구에게서 간단한 벵갈어 회화도 배우고, 환자들의 이름도 노트에 다 적어 외우려고 노력했다.
역시나 첫 날에는 작년에 보았던 절반의 환자들만 알아 볼 수 있었다. 절반의 환자들은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평안한 마지막을 맞이했을 것이다. 올 해는 환자들 한 명, 한 명과 가까워지려고 애를 썼다. 환하게 인사하면서 마사지 오일로 머리와 팔, 다리를 시원하게 해주고 싶었고, 옆에 앉아서 얘기를 들어주고, 부채질 해주고, 손, 발톱을 깎아주고, 봉사자들과 웃고 즐기면서 주어진 시간들을 채워나갔다.
빨래와 청소, 설거지 같은 육체적으로 고된 일만이 진정으로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내게 마더하우스에서의 경험은 새로운 충격이며, 도전이었다. 그리고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와 손길만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어느 날 환자 한 명은 자신이 끼고 있던 오래된 구리 반지를 나에게 끼워주었다. 이 곳 환자들은 대부분 길거리에 버려진 사람들이기에 자신의 소유물은 베게 밑에 꼭꼭 숨겨 애지중지하곤 한다. 그런데 자신의 유일한, 언제부터 지녔을지도 모를 악세서리를 나에게 주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워 또 눈물이 흘렀다.

다시 칼리가트의 사람들과 일이 익숙해지고 무뎌질 때쯤, 다음 일정을 위해 떠나야 하는 날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마지막 날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확인증을 수녀님께 받을 수 있는데, 이날만큼은 봉사보다 셔터를 누르고 환자들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면서 작별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언제 다시 이곳을 찾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해 졌다. 한 순간,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와 눈물을 꾹 참고 환자들을 돌아보며 어설픈 벵갈어로 간다고, 다시 오겠다고 말하니 어느 환자가 막 울기 시작했다. 나도 더 이상 참지 못해 같이 껴안고 울다가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고 그렇게 콜카타를 떠나게 되었다.

 

 

나와 함께 콜카타에서 봉사를 한 친구들과,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젊음과 열정의 시간들을 보낸 이들을 대신해서, 그리고 테레사수녀님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이 글을 적어 보았다.
내가 이곳에서 느낀 많은 감정들은 아마 다른 곳에서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가슴이 따뜻하고, 멋진 사람들 덕분에 참 행복했고 감사했다. 역시 진부한 표현이지만, 봉사라는 행위로 인해 내가 무언가를 주기보다는 되려 어깨가 무거울 만큼 받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추상적인 진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절실한 진리이다.
어떤 시간보다도 반짝였던 콜카타에서의 기억을 마무리하면서...


프로그램
Mother Teresa's House에서 자원봉사 및 배낭여행
참가국
인도, 콜카타 ( INDIA, KOLKATA)
기간
2009년 7월 3일 ~ 14일 / 2010년 6월 23일 ~ 7월 18일
비용
항공(약90만원) + 비자(74,570원) + 약50일 체류비(숙박비, 식비, 교통비) (약80~100만원)
전체 = 약 150~200만원
Tip!
보건소에서 장티푸스, 파상풍, 및 A형간염 예방주사접종.
봉사시에 짧은 소매의 티셔츠나 반바지는 피할 것.
목요일은 마더하우스 Day Off!
인도비자접수센터 (http://www.ttservices.co.kr)
인도관광청 (http://incredibleindia.co.kr)
인도여행카페 (http://cafe.daum.net/gabee)
마더테레사하우스 공식사이트 (http://www.motherteresacause.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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