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활동경험담

다양성 속에서 하나가 되다
글쓴이 권준호     소속 국립서울산업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날짜 10.09.07     조회 2750

국제활동 경험담
  •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
  • 2010년 여름방학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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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속에서 하나가 되다

- IWO-73 Beautiful Factory Workcamp 2010

  • 권준호
  • 국립서울산업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 2010년 7월 19일 ~ 7월 31일

▲ 나의 소중한 파트너 Angie와 함께 만든 Art work

양평은 추억이 되어버린 2년이라는 군생활의 터전이자 소속 부대의 연고지이다.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워크캠프는 환경, 문화, 사회, 예술, 교육, 농업, 아동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다양한 지역에서 운영된다. 하지만 공대생으로 1년 보낸 뒤 군대를 다녀 온 나로서는 그런 주제는 머리에 쉽게 입력되지 않는다. 단지 양평이라는 추억의 장소만 있었을 뿐이다.

“공대생이니까”는 입버릇처럼 붙은 변명이다. 학교 밖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보고, 듣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 적부터 친했던 누나가 아니었으면 가지지도 않았을 거다.

양평 워크캠프의 주제는 환경과 예술이었다. 굳이 주제에 나의 관심사를 갖다 붙이자면 손으로 만드는 걸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형제가 없어 어린 시절 심심해하던 나에게 친구가 되어 준 건 다름 아닌 레고(Lego) 장난감이었다. 사실 조립할 수 있는 재료만 있으면 혼자 낑낑대며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머릿속으로 떠올린 이미지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던 것이 상상력과 창의력에 도움을 주었고 예술, 미술 쪽으로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서로의 생각, 느낌을 공유할 때 언어가 아닌 손으로 표현해낸 그 무엇을 통해서라면 의미도 있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폐교를 정비하고 재활용품으로 무언가를 재창조해 내는 것은 나와 새로운 친구들에게 큰 재미를 줄 것이고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었다.

▲ 아름다운 자연학교 안내판과 스페인 친구 Max가 디자인한 Beautiful Factory.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

캠프 리더들을 포함한 한국인 캠퍼가 6명. 외국인 캠퍼들은 스페인 3명, 프랑스 3명, 이탈리아 1명, 대만 1명 이렇게 총 14명으로 구성되었다. 5개국의 캠퍼들이 각자 자신의 모국어를 갖고 있었고 캠프의 공용어가 영어인 만큼 우리는 캠프기간 동안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였다. 물론 캠프기간 동안 나는 스페인어, 불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등 4개 외국어를 직접 접해볼 수 있었다. 중국어야 한자로 이루어져 있고 한글 역시 한자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스페인어, 불어, 이탈리아어는 조금 달랐다. 기본적으로는 알파벳과 같지만 조금 다른 그들만의 문자를 갖고 있었고 발음 역시 각 나라마다 달랐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당황스러웠을까?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나라의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해 말했을 때 나의 발음을 못 알아들었을 때이다. 프랑스 친구인 Jess에게 무언가 질문할 거리를 생각하다가 문득 프랑스로 유학 갔던 친구가 몽마르뜨 언덕 사진을 아름답게 찍어서 내게 보여주었던 것이 떠올랐다. 호기심과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당당하게 몽마르뜨 언덕에 대해 물었을 때 Jess는 처음에 이해하지 못하다가 나중에서야 알아듣고 웃으면서 나에게 제대로 된 불어 발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예로 스페인 클럽 축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David Villa를 보고 '다비드 비야'라고 읽는데 반해 스페인 사람들은 '다비드 비쟈'로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확실히 같은 철자라 하더라도 그 나라 고유의 발음과 발성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아름다운 자연학교 잔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각자 자신만의 색을 갖고 있는 아름답고 열정적인 친구들

7월 19일, 캠프가 시작된 첫날 우리는 저녁을 오후 5시쯤에 먹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이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먹는데다가 갑작스런 대청소와 분주했던 일정 때문에 평상시보다 이르게 배고픔을 느껴서 일찍 먹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모든 캠퍼들이 숙소에 모여 캠프기간 동안 아침, 점심, 저녁 식사당번을 정하고 있을 때 갑자기 유럽 친구들이(한국과 대만은 시차가 거의 없지만 유럽은 우리와 시차가 크다.) 캠프 리더에게 아침, 점심 식사 시간은 괜찮지만 저녁은 조금 더 늦게 먹어도 괜찮겠냐고 질문을 해왔다. 이유인 즉 저녁식사를 오후 8시쯤에 먹는데 만일 우리가 5시에 식사를 하게 되면 이른 밤에 허기를 느낄 것 같고 캠프의 특성상 매번 번거롭게 따로 야식을 먹기도 힘들기 때문에 시간을 조정하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오후작업을 끝내고나서 자유시간과 함께 저녁식사를 만들기 때문에 8시는 너무 늦고 7시에 먹는 것이 모두에게 괜찮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오후 7시에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한국과 멀리 떨어진 국가는 당연히 우리와 시차가 날 것이라고 생각은 하였지만 식사시간까지 다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해외 경험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외국 친구들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그들의 생활이나 문화, 특성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없었던 탓이었다.

▲ 모두들 자기 순서가 되면 식사당번이 되어 요리솜씨를 뽐내었다.

캠프 중 내게 재밌는 인상을 안겨준 친구가 있었다. 스페인 친구 중 하나인 Ivan이었다. 우리는 캠프 첫날 그에게 '이방'이라는 한국 이름을 만들어 주었다. 국제적인 만남, 인연에서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방은 나보다 형이었고 체격도 나름 괜찮아서 힘든 일도 아주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둘째 날, 그리고 셋째 날, 날이 지날수록 이방은 유독 점심 식사 이후에 피곤한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스페인에는 씨에스타(siesta)라는 점심 식사 후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이방의 재미난 상황을 알고 나서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나서 짧게나마 낮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 역시 피로가 쌓였기 때문에 종종 스페인 친구들과 씨에스타를 즐겼다. 알람을 안 맞춰도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냥 잤던 우리는 물론 작업시간이 한참 시작된 이후에야 일어날 수 있었다. 여유로움의 대가로 캠프후반에는 시간에 쫓기면서 작업을 해야 했다. 식사 시간이후 잠깐의 휴식을 갖고 바로 일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그들의 문화에 대해 알고 나서 우리보다 여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그것이 당연시 되어있는 스페인 친구들이 무척 부러웠다.

▲ 나에게 씨에스타를 알려준 Angie(왼쪽 사진), 언제나 낮잠을 자던 Max(오른쪽 사진 위),
씨에스타가 없는 한국의 일과에 지친 Ivan(오른쪽 사진 아래)

Feedback, 각자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가장 빛을 발하고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저녁 식사를 한 후 개인적으로 샤워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단체 오락을 하면서 자유 시간을 보냈고 밤 11시 정도가 되면 숙소에 다 같이 모여서 그날에 대한 총평과 서로의 생각에 대해 교류를 하였다. 서로 좋았던 점을 얘기하여 서로를 독려하였으며 아쉬웠거나 분발해야할 점, 다소 불만스러웠던 것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갖고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여 함께 고쳐나갔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캠프니까, 한국인이 캠프 리더니까,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많으니까. 만약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우리는 한국인을 주축으로 오로지 우리만의 캠프를 만들어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의 의견을 항상 교환하였으며 불편한 점에 대해서, 또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런 시간을 매번 갖도록 준비한 리더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 캠프 첫날, 서로의 의견을 종합해서 우리만의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갔다.

다른 나라도 우리와 교육방식이 같을까? 전혀 아니다. 예전에 서양의 교육방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교육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아직 주입식 교육에 가깝다고 한다면 그들의 교육방식은 매우 자율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직접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는 이것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외국 친구들에게 무언가 일을 하자고 할 때는 일에 대한 확실한 목적과 이유, 동기부여를 정확히 설명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캠프를 진행할수록 친구들이 우리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많고 그때마다 바로바로 질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키면 그냥 시키는 대로 별다른 호기심 없이 움직이는 나와는 달리 작은 하나하나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모습이 내게 귀감이 되었다. 무엇보다 충분한 동기부여와 설명 후에 그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집중해서 작업을 진행해나갔다. 이런 점이 일에 대한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서로 다름을 갖고 있더라도 마음이 통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결과물, 뿌듯함, 부산 Indigo Youth Book Fair 전시

2주라는 긴 시간동안 우리는 Welcome board, 볼풀을 이용한 주차표지판 리폼, 부산에서 개최되는 Indigo Youth Book Fair의 부스 전시물인 Art work 등 보람찬 작업들을 진행했다. 어떤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에겐 모든 것이 즐거웠다! 더운 여름 속에서 다들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땀흘려가며, 때로는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노력해서 여러 작품을 결국에는 완성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고 캠프 마지막 날 우리의 작품을 모아놓고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정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뿌듯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의 작품이 이대로 만들어 놓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부산에서 열리는 Indigo Youth Book Fair에 전시된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나와 나의 소중한 파트너 Angie 그리고 모든 친구들의 이름이 우리의 추억과 함께 기억될 수 있다는데 감사하다. 꿈만 같은 이번 여름방학, 워크캠프참가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 전에는 캠프의 끝이 안 보였다. 생각해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본격적으로 외국인 친구들과 직접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하고 2주 동안 부대끼며 지내야하기 때문에 울렁증의 일종으로 처음에는 시간이 길게, 그리고 느리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캠프가 시작된 다음 우리의 소중한 시간은 하루하루 빠르게 우리 곁을 스쳐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은 우리가 캠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아름다운 자연학교, 다들 너무나 보고 싶다. 너무나!

▲작품 완성 후 친구들과 함께

▲Indigo Youth Book Fair에 전시 될 Art work의 제작과정

▲디자인 초안(왼쪽은 나의 스케치, 오른쪽은 나의 파트너 Angie의 스케치)

프로그램
IWO-73 아름다운 자연학교 한국국제워크캠프
참가국
한국 /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기간
2010년 7월 19일 ~ 2010년 7월 31일
비용
한국국제워크캠프 참가비 30만원
Tip!
처음 도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주어진 상황에서 긍정적, 그리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자세를 갖는다면 처음과 달라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정

 

7/19
(월)

7/20
(화)

7/21
(수)

7/22
(목)

7/23
(금)

7/24
(토)

7/25
(일)

오전 (8:00 ~ 12:00)

캠프 첫날 오리엔테이션

-재활용품으로 작품 만들기

(작업 시간 : 하루 8시간)

자유 시간 / 교류활동 및 회의

자유 시간

오후 (1:30 ~ 5:30)

저녁

 

7/26
(월)

7/27
(화)

7/28
(수)

7/29
(목)

7/30
(금)

7/31
(토)

오전 (8:00 ~ 12:00)

-재활용품으로 작품 만들기

(작업 시간 : 하루 8시간)

자유 시간 / 교류활동 및 회의

캠프 종료

오후 (1:30 ~ 5:30)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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