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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 소설가와의 소소한 문학살롱
글쓴이 미지센터 이지현

날짜 18.10.25     조회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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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Y센터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문화다양성 사업 중에 MIZY,세계와의 만남이라는 작은 코너가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의 첫 시작은 어느 가을 밤, 나카무라 후미노리라는 일본 추리소설가와의 만남이었습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소소한 문학살롱을 열어 작가에게 조금 더 섬세하게 다가가고자 했어요,

나카무라 후미노리 소설가는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2018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초청된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가*로 미지센터에서 특별히 요청하여 잠시 모시고 작가님과의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 나카무라 후미노리 선생님은 교도관인 주인공이 열 여덟짜리 살인마를 감독하며 인간과 생명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을 비롯하여, 폭력에 완전히 노출된 인간의 공포를 그린 『흙 속의 아이』, 천재 소매치기와 절대 악의 화신 기자키와의 승부를 다루고 있는 『쓰리』 등 악에 대한 관심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는 일본의 젊은 작가입니다. 한국에서도 『흙 속의 아이』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쓰리』 『악과 가면의 룰』 『왕국』 『미궁』 등 다양한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번 대담은 작가와의 질의로 진행되었기에 질의응답을 정리하여 사진과 함께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할게요.

 
* 먼저 책 읽기가 서투른 참가자를 위해서, 혹은 아직 선생님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참가자를 위해  

선생님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 악과 이 주제가 선생님의 작품들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처음 작품의 주제를 악으로 정한 이유는 이 주제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매우 깊게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악이라는 것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부분이기에 악이 개입되는 순간 이야기가 현실성을 띠게 되기도 하지요.

저는 그래서 행복한 이야기를 쓰기 전에 악과 관련한 이야기를 베이스로 전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러면 제가 말하는 이야기가 놀라운 현실성을 띠게 되거든요.  

 

Q1. 본 행사 이전에 신청서를 통해 참가자 학생들이 선생님께 궁금해하는 여러 가지 질문들을 받아보았는데요,

많은 질문들이 선생님이 보냈던 청소년기를 향해 있었어요. 그 첫 번째 질문으로 한가지 여쭤볼게요.

선생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는 어릴 적부터 그다지 밝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밝은 척 연기하긴 했지만, 애초에 그렇게 밝고 사교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사람이면서 사람이 무서웠으며, 매일같이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일본의 학교에서는 모두 똑같은 제복을 입습니다.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이 같은 시간, 같은 방에 들어가 수업을 받는다고 하는,

그런 당연한 일들이 갑자기 견딜 수 없어진 거지요.

 

집단생활이 불가능하다면, 앞날이 뻔하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10대에 진지하게 그런 고민을 했습니다.


그 때 저를 구원해준 것이 문학이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같은 작가들이었지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식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저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받았던 것입니다.

제가 문학에 빠져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나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인간이 쓴 소설에 구원을 받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인간에 대한 불신도 사라져 갔습니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고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후쿠시마 대학교로 진학할 당시의 후쿠시마는 대지진 이전의 매우 평화로운 도시였습니다,

덕택에 마음도 보다 편해지고 이때부터 종종 시를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Q2. 선생님은 글을 쓰기 위해서, 소설가가 되기 위하여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이와 관련하여 어떤 학생이 제게 엄청 훌륭한 논술학원을 다녔는지

아니면 훌륭한 글쓰기 선생님을 두셨는지 재밌는 질문을 보내주었습니다.

 

소설을 써보자 라고 결심하게 된 것은 대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소설을 쓰는 것이 나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느껴져서 딱 2년간 소설가가 되는 일에 매진하고

만약 등단하지 못한다면 다른 일을 생각해보자고 결심했어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소설쓰기에만 매진했었기 때문에 수도도 나오지 않고 전기도 나오지 않는 가난한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싼 방을 구하기 위해 월셋방을 돌아다니다가 문이 없는 방도 있었는데,

문이 없는 것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문이 있는 방 중에서 가장 가격이 싼 곳을 찾아 다니기도 했죠.   

 

그렇게 전력을 쏟아서 소설을 하나 썼는데, 저는 정말 잘 쓰여진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공모전 1차도 통과하지 못했지만요.

제가 1차도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우체국에서 배송오류가 나지 않았나 싶어

다음 공모전에는 다른 우체국에서 공모작을 부치기도 했어요,

그 다음에도 1차에서 떨어지고 나서야 우체국의 배송오류가 1차에서 떨어진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Q3. 글쓰기와 관련한 질문들도 몇 가지 받았는데요,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어느 신문인터뷰에서 선생님께서는 이야기가 끊기지 않고 흘러 들어오는 타입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이야기들과 만나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을 잘 표현해 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최근에는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 편인데,

소설을 쓰기 시작한 후 한 7년까지는 열심히 이야기를 찾아 다녔어요.

 

제가 25세에 소설가로 데뷔했으니 이렇게 소설가로 살아온 지 벌써 16년이 되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미 소설전문뇌가 되어 그런 쪽으로만 뇌가 발달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사람의 인생 안에 이야기에 대한 힌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머리가 소설전문뇌가 되기 전에 저는 제 안을 열심히 탐구했던 것 같습니다.   

Q4. 그리고 또 다른 재미있는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요, 선생님 혹시 명탐정 코난을 읽어보셨나요?

일본도 그러하겠지만, 명탐정 코난은 만화부터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도 매우 사랑받는 망가 중 하나입니다.

모든 문화가 망가(일본 만화)로부터 시작한다고 할 만큼 전 세대를 아울러 망가를 즐기는 일본 문화 환경을 떠올려본다면,

선생님께서 쓰시는 글도 혹시 다양한 일본미디어와 어느 정도 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았는지 묻는 질문 같기도 합니다.  

 

명탐정 코난도 좋아하지만 제가 더 좋아하는 작품은 진격의 거인, 드래곤볼, 원피스입니다.

만화는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이 소설과 다르기 때문에 만화의 작법을 소설에 살린다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본 적은 있습니다.  

작가가 되길 원하는 분들께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어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명작이나 고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만화도 보고 잡지도 보고 다양한 종류의 매체를 접하다 보면 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고안해내게 될 거에요.

 

  

Q5. 그리고 작가로서 선생님은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는지 묻는 질문도 있었어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선생님의 하루 일과를 간단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글 작업은 언제 어디서 하시는 지, 그리고 아마 이 학생의 물음은

앞으로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지 이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 일과를 말씀 드리자면, 저는 점심에 매우 느즈막히 늦잠을 자고 일어납니다.

유투브를 보며 점심식사를 하고 난 이후에 산책을 나갑니다, 소설을 쓰다가 다시 또 산책을 나가고요,

그러다가 다시 소설을 씁니다. 편집자가 보낸 메일을 읽고 무시합니다.

(*이 대담에 슈에이샤 편집팀도 이 대담에 함께 참석했는데,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 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산책을 나갑니다, 그리고 다시 소설을 쓰고요.

매우 바쁠 때는 호텔에 방을 빌려 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보통 하루 일과는 이와 같은 것 같습니다. 

오늘 참석해준 청소년들에게는 삶이란 건 생각보다 재미나고 멋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 40대의 삶이 저의 30대보다, 그리고 제 30대는 20대보다도 훨씬 재밌어요, 훨씬 알차고요.

10대때 저는 분명 나의 삶은 망했다, 세상아 망해버려라 라는 지극히 부정적인 생각들을 했었지만,

지금의 저는 저의 삶에 매우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도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차 있을 거에요.

그리고 그 무한한 가능성의 삶 가운데 저와의 만남도 가끔 떠올려 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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